한 게임 씩 사이좋게 나눠가진 채, 위닝시리즈의 주인을 결정할 '미리보는 한국시리즈' 기아와 삼성의 시즌 첫 3연전의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경기는 중반까지도 팽팽했습니다. 사실상 루키나 다름없는 2년차 임준섭과 프로 14년차 베테랑 배영수의 투수전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손가락부터 꾸욱 누르시고 글을 읽으셔도 좋습니다^^

3월 19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호투한 임준섭, 개인적으로 이 경기부터 임준섭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임준섭은 최고구속이 140대 초반에 그치지만 안정적인 제구와 위력적인 변화구를 앞세워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비록 삼진은 하나밖에 없었지만 위기관리 능력도 충분했고 땅볼유도 또한 매우 적절했습니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6.1이닝 1실점으로 그간 승리를 챙겨왔음에도(시즌 3승 1패), 경기 내용은 그리 좋지 못해 우려하던 팬들에게 아직 자신이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2회말 선두타자 최희섭에게 시속 149km의 패스트볼로 루킹삼진을 잡아내던 모습이 매우 좋아보였습니다.

 그렇게 두 선발투수의 호투 뒤에 팽팽한 불펜 싸움의 순서가 찾아왔습니다.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기아였습니다. 7회말 홍재호의 안타 이후 신종길의 볼넷으로 2사 1, 2루의 찬스를 잡은 것입니다. 차우찬에 이어 안지만이 올라왔지만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 컨디션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범호에게 과감한 몸쪽승부를 시도하지 못하고 바깥쪽 승부로 일관하다가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를 만들자 분위기는 더욱 기아쪽으로 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안지만은 4번타자 나지완과의 승부에서 과감한 몸쪽 패스트볼 승부에 이은 회심의 아웃코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기회 뒤에는 위기가 찾아온다

 야구계에는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오고, 기회 뒤에는 위기가 온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오늘 경기 역시 그러했습니다. 팀의 두번재 투수로 올라온 유동훈이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의 동점 찬스에서 진해수가 등판했지만 이승엽, 최형우, 진갑용에게 연속 3안타와 박한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완벽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박지훈을 뒤늦게 등판시켰지만 유격수 홍재호의 실책 이후 이지영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며 결국 점수는 4대1까지 벌어져 버립니다. 그리고 8회말부터는 삼성의 승리공식 대로 안지만-오승환이 삼성의 승리를 지켰습니다. 안지만이 승리투수, 오승환은 시즌 다섯번째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또 무너져버린 기아의 좌완 필승조, 진해수



잘나가는 기아에도 구멍은 있다

 결국 기아는 삼성과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내주었습니다. 이번 주말시리즈 이전까지 12승 1무 4패로 0.750의 엄청난 승률을 자랑하며 독주하던 기아에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NC와의 시리즈를 스윕하며 두산이 공동 1위로 올라섰고, 삼성은 반 게임차까지 따라 붙었습니다.

 사실 기아가 독주하고 있는 중에도 우려되는 부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김주찬의 공백, 여전히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불펜 등 문제점은 있었습니다. 신종길의 대활약과 2이닝 구원도 문제없는 마무리 앤서니의 활약으로 어느 정도 공백을 매꾸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확실한 필승조가 없는 불펜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벌써 다섯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팀 최저 세이브(26개), 최다 블론세이브(18개)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허약한 필승조, 결국 윤석민이 돌아와야 한다

 구별하기 매우 어렵습니다만 굳이 기아의 필승조를 따져보자면, 박준표-진해수-유동훈-최향남-앤서니 정도입니다. 대졸 신인인 박준표는 우선 경험이 부족하고, 유동훈은 기복이 심하며, 진해수는 만성적인 제구 불안의 좌완 파이어볼러입니다. 그나마 무게를 잡아주던 최향남은 27일 경기에서 난타당한 후 팔꿈치 이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박준표 또한 신인의 한계를 드러내며 2군으로 갔습니다. 1군으로 한승혁과 박지훈이 콜업되었지만 박지훈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갑자기 찾아온 제구난을 완전히 극복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한승혁은 묵직한 직구 이외에는 별다른 변화구가 없는 선수입니다.

 결국 해답은 윤석민이 돌아오는 길 뿐입니다. 왜 선발 에이스인 윤석민의 복귀가 불펜 안정에 필수적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9구단 체제로 인해 변칙 일정이 많은 이번 시즌에 소사-서재응-김진우-양현종의 선발진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기아로서는 윤석민이 돌아와야 서재응의 불펜 투입, 임준섭의 좌완 필승조 전환 등 불펜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아의 경우 임준섭을 활용해 좌완 불펜을 강화할 필요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박준표, 유동훈 등 잠수함(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들이 필승조에 포함되어 있는 구성 때문에 좌타라인을 상대할 스페셜리스트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 기아에 좌완 불펜은 진해수 뿐입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이승엽-최형우-(진갑용)-박한이로 이어지는 삼성의 좌타라인을 상대하기 위해 진해수가 등판했다가 난타당한 것입니다. 진해수는 기아팬들 사이에서도 '진해수소폭탄'이라고 조롱당할 정도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5선발 겸 스윙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임준섭을 좌완 필승조로 돌린다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실제로 어제 경기까지 이번 시즈 6번 등판한 임준섭은 이미 3번의 불펜 등판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6월 복귀 예정인 심동섭, 복귀가 곧 이루어질 것 같지만 통증이 남아 미루어지고 있는 한기주가 돌아온다면 기아의 불펜이 어느 정도 복구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는 막강한 선발진에 비해 늘 불펜이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팀입니다. 삼성에서 막강 불펜 구축으로 명성을 높였던 SUN, 선동열 감독도 눈에 띌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시즌 정말로 기아가 우승을 노린다면, 잊어서는 안 됩니다.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을 이루었던 2009년, 기아에는 0.53의 ERA에 22세이브를 거둔 유동훈을 필두로 곽정철, 손영민 등의 든든한 불펜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라운드볼 마스터' 유동훈, 과연 그는 2009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 : 직접 촬영, 기아타이거즈 홈페이지

Posted by 마산야수

 오늘 이번 시즌의 첫 트레이드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넥센과 NC 간의 트레이드입니다. 넥센에서 외야수 박정준과 내야수 지석훈, 이창섭을 내주고, NC에서 투수 송신영, 신재영을 내놓는다는 것인데요. 이로써 송신영은 2011년즌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에 LG로 팀을 옮긴 것을 시작으로, 2011년 시즌 종료 후 FA로 한화로 이적, 2012년 신생팀인 NC 다이노스 특별 드래프트로 다시 NC로 이적, 오늘 넥센으로의 트레이드까지 만 3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4번이나 팀을 옮기는 역대급 저니맨의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친정으로의 복귀라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넥센으로서는 대형 참사가 일어나고 있는 불펜진에 베테랑 셋업맨과 잠재력 있는 사이드암 투수를 얻었고, NC로서는 당장 부상으로 이탈한 이현곤의 백업 3루수와 준 주전급 대타 요원을 확보했으니 두 팀 모두 즉시전력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윈윈으로 보입니다. (물론 트레이드란 이후에 이적한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라지지만요;;) 프로야구 전체 판으로서는 이른 시기에 서로 원하는 카드를 잘 맞춰 첫 트레이드가 성사되었으니 각 팀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더욱 흥미로운 시즌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되면 인정할 수밖에 없겠군요. 빌리 장석 너 이자식... 이택근, 장원삼, 마일영, 고원준, 황재균, 이현승 등등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놓더니 이택근에 이어 송신영 리턴... 정말 선수 중 협상왕은 김주찬이라면 구단주 중에서는 단연 '빌리장석' 이장석!

 

 

 

내일 아침 더 풍부한 내용과 자세한 분석으로 이번 트레이드를 다루어 볼까 합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모두가 한화의 극적인 연패 탈출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물론 감동적입니다.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것만 같다는 김응룡 감독에게 팬들은 '울지마'를 연호했습니다. 심지어 정말로 울어버린 팬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항상 당당하던 주장 김태균은 인터뷰에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첫 승의 상대가 한화 다음가는 약팀으로 꼽히는 NC였다고, 그 승리의 가치를 폄하하거나 한화에 대하여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만을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시즌의 90%가 남아있습니다. 더 높이 날아오르는 독수리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갑드'의 후계자, 주전 포수로 도약하다

 많은 이들의 눈은 한밭구장으로 향했지만 마산야수의 시선은 삼성과 SK의 경기가 펼쳐진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시즌, 삼성의 안방마님 자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어제까지 11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지난 시즌 급성장하며 '갑드래곤' 진갑용의 후계자로 지목된 이지영이 전 경기에 출장(선발 9, 교체 2)해 곧바로 안방마님 자리의 승계에 들어간 것입니다. 물론 진갑용 또한 개막전을 포함한 2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총 8경기에 출전하고 있지만 대타로 활용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베테랑 포수들의 공을 진갑용이 받고, 이지영이 젊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진갑용이 선발 출장한 경기에 이정식과 함께 백업포수로 출전하는 구도였다면 이제 완전히 이지영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은 이지영은 이제 진갑용의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젊은 공격형 포수, 그러나 아직 수비에서는 부족

 지난 시즌 이지영은 3할 4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았습니다. 초구부터 너무 적극적인 타격을 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나가며 팀 우승까지 이끌어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습니다. 이번 시즌도 0.286의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도루저지율이 너무 부실합니다. 지난 시즌에도 0.275(40번 시도, 11번 저지)의 약간은 부실한 도루저지율을 기록했기에 이번 시즌은 3할대 도루저지율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했다는 이지영입니다. 그러나 어제 경기까지 12번의 도루 시도에 단 2번 주자를 잡아내며 1할6푼7리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50이닝 이상 뛴 9명의 포수들 중 8위(1위 조인성 0.556, 9위 용덕한 0.083)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특히 SK와 상대한 어제 경기에서는 4번의 도루시도를 모두 허용해 SK의 공격이 활발해지는 것을 전혀 막지 못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네 번의 시도 중 세 번이 주자 1루, 3루 상황에서 나왔고 이지영은 이 세 번 중에 단 한 번도, 2루로 공을 뿌리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주자 1루, 3루 상황은 포수가 2루로 송구하는 틈을 타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딜레이드 더블 스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포수는 더욱 주자의 리드폭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견제를 시도해야 하고, 과감하게 2루로 공을 뿌리거나 때로는 포수의 낮은 2루 송구를 투수가 커트하며 움직임이 큰 3루주자를 노리는 등 확실한 선택을 해야 하지만 이지영은 모두 쉽게 2루 베이스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3루주자가 아주 느린 조인성이었음에도 정근우가 향하고 있는 2루로 공을 뿌려보지도 못한 3회의 첫 도루허용이었습니다. 느린 3루주자를 두고도 2루로 공을 뿌리지 못한 이 상황은, 아주 빠른 주자인 정근우를 3루에 두고 1루주자 이명기가 과감하게 두번이나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5회, 6회)시킬 수 있었던 원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지영은 유사한 세 번의 상황에서 모두 도루를 허용하며 약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본인의 자신감에도 타격을 입었을 것입니다.


삼성과 SK의 어제 경기(4/16) 도루 상황 요약



공격은 관중을 부르지만,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

 오늘 경기에서 나온 네 번의 도루는 모두 1루주자를 득점권으로 옮기는 2루 도루였습니다. 이렇게 득점권까지 4명의 주자 중 3명이 후속타로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한 베이스를 쉽게 내주는 것은 곧 점수를 쉽게 내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팀은 쉽게 점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최강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주전 포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이지영이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86년생으로 포수치고는 상당히 젊은 나이에 주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삼성 입장에서도 국가대표 출신이자 역대급 명포수인 진갑용이 불혹에 접어들고, 이제는 당장 다음 시즌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지영의 성장이 간절합니다. 이지영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어쩌면 한국프로야구 FA 사상 최고액을 기록할 수도 있는 젊은 공격형 포수가 시장에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때,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명문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에서, 주전 포수로서 우승을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어제 퇴근길에 무심하게 네이버 스포츠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메인에 떡하니 프로야구팀들의 성적을 NC, 한화와의 경기를 빼놓고 계산한 기사기 있는 것입니다. 화가 났습니다. 여전히 자이언츠를 버리지 못하지만 고향의 신생팀 NC를 응원하는 마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한화 팬들을 위해서도 너무 화가 났습니다. 두 팀을 응원하는 수 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예 두 팀 상대 성적을 무시한다뇨? 이것은 모욕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NC가 팀 최초의 연승까지 거두며 SK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두자 오히려 꼴찌에 대한 압박은 한화 쪽으로만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NC는 나성범과 모창민이라는, 당초 3번과 5번을 쳐줄 것으로 예상했던 중심타자들이 빠진 상태이고, 예전만한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젊은 선수들에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될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까지 신고선수 신분으로 가세하면서 전력의 상승요소들까지 있습니다. 반면 한화는 복귀 예정인 박정진을 제외하고는 현 상태가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데서 더욱 암울합니다.

 

 하지만 냉정히 바라봅시다. 분명 두 팀은 가장 전력이 약한 팀들이고, 현재 순위표에서도 8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두 팀이 오늘 한밭구장에서 맞붙습니다. 사실 이 두 팀의 경기가 많은 이목을 모아왔던 것은 두 팀이 한창 연패 중일 때 두 팀간 시리즈 이전까지 정말 두 팀이 승리를 못 거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 우려는 NC가 LG에게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두며 사라졌지만 아직 한화는 이번 시즌의 첫 승을 거두지 못한 채 개막 13연패로 롯데의 2003년 기록을 경신하고 말았습니다.

오늘밤, 대전 한밭구장에서 프로의 품격에 어울리는 멋진 경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의 10%가 지났을 뿐입니다. 아직 시즌을 통째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이릅니다. 그리고 한화가 시즌 첫 승을 거둘 확률이 높은 팀을 굳이 뽑자면 역시 한화 다음으로 순위가 낮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 위주인 NC 다이노스입니다. 이제는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시간입니다. 프로답게 최선을 다해서 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그 노력의 결과로 승리가 따라오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로의 품격입니다. 오늘 한밭구장에서, 어쩌면 우승 후보들 간의 경기보다도 더 주목받고 있는 그 경기답게 멋진 승부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42. ML 유일의 전 구단 영구결번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는 수 많은 영구결번 선수가 있습니다. 시애틀 매리너스처럼 구단 영구결번이 없는 팀도 있지만 전통의 강팀인 뉴욕 양키즈는 베이브 루스(3번), 루 게릭(4번), 조 디마지오(5번), 요기 베라(8번) 등 전설적인 강타자들을 비롯해 15개의 구단 영구결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의 모든 구단이 영구결번으로 지정한 번호가 있습니다. 바로 42번입니다.



4월 15일, 새로운 역사가 열리다.

 1947년 4월 15일, LA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 소속의 한 선수가 에베츠 필드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선수 개인에게도 무척 떨리고 기억에 남을 날이었겠지만, 그 당시의 그라운드에서는 약간 '독특했던' 그 선수는 ML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고, 그와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 또한 떨리는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메이저리그 전 구단 영구결번의 주인공인 재키 로빈슨(1919~1972)입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동안 통산 3할1푼1리의 타율과 1518안타, 137홈런, 734타점, 197도루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뛰어난 성적(시즌 MVP 1회, 최다도루 2회)입니다만, 한 구단의 영구결번으로도 부족할 수 있는 성적입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바로 그의 피부색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였습니다.

 그는 UCLA 대학 시절부터 매우 주목받던 스포츠 유망주였습니다. 단순히 야구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멀리뛰기를 비롯한 육상, 농구, 미식축구, 심지어는 테니스와 수영에서까지 모두 엄청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돌연 육군 장교에 지원합니다. 그러나 당시 극심했던 인종 차별의 벽을 느끼며 좌절하고 말았고, 그 와중에 야구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도전은 브루클린 다저스의 단장이자, 인종차별을 허물고자 노력하는 선지자였던 브랜드 리키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많은 방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로빈슨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8살이었습니다.

 힘들게 데뷔하고 나니 그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위협은 오히려 더 심해졌습니다. 팀 내에서도 그를 방출해달라는 탄원서가 있었고, 다른 팀들에서는 그의 퇴출을 위한 파업 논의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로빈슨에게 부상을 입히라는 지시를 내린 타 팀 감독도 있었습니다. 로빈슨의 동료들은, 이러한 시련을 겪음에도 뛰어난 야구 실력으로 당당히 주전 1루수를 꿰찬 그를 지지하게 됩니다. 항상 '그라운드에 나서면 총으로 쏘겠다.'는 편지들을 받던 그에게 동료인 진 허마스키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모두 42번을 달고 나가면 어떨까?"



긴 세월이 흘러 마침내 실현된 농담

 그 말은 반 세기가 넘게 지난 2004년에야 실현됩니다. 로빈슨의 데뷔 50주년이었던 1997년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역사상 최초로 그의 배번이었던 42번을 메이저리그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04년부터는 그의 데뷔 경기가 있었던 날짜인 매년 4월 15일에는 모든 선수들이 42번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고 이날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이름 붙이게 된 것입니다.

Jackie Robinson Day

재키 로빈슨 데이에 모두 42번 유니폼을 입고 입장한 LA 다저스 선수들

 

 사실 야구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재키 로빈슨이 가장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종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생은 구경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그의 말대로, 부조리한 이 세상에 도전하기 위해 위대한 첫 발걸음을 뗀 것입니다. 1962년, 흑인 선수 최초로 얻은 명예의 전당(HOF) 헌액이라는 영광은, 그 위대한 선구자에게 야구팬들이 느낀 경의의 표현입니다.



"루스가 야구를 바꾸었다면, 로빈슨은 미국을 바꿨다."

 현지 시각으로는 아직 로빈슨 데이, 즉 4월 15일인 오늘 LA 다저스는 샌디에고 파드리스와 경기를 펼칠 예정입니다. 물론 류현진 선수가 경기에 나설 일은 없겠지만, 그 역시 그를 상징하는 99번을 잠시 내려두고, 말끔한 42번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입장할 것입니다. 특히 재키 로빈슨이 뛰었던 브루클린 다저스의 후신인 LA 다저스는 많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재키 로빈슨을 영입했던 브랜치 리키 단장의 증손녀가 경기 시작 전 국가를 부르고, 로빈슨의 생애를 다룬 영화 '42'에서 리키 단장을 연기했던 해리슨 포드가 시국를 하며, 재키 로빈슨의 아내 레이첼 로빈슨이 직접 "It's time for Dodger baseball"이라는 다저스 홈경기 개시 구호로 게임의 시작을 알릴 예정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봄직한 날입니다. 재키 로빈슨, 그가 있었기에 우리가 열광했던 박찬호가 있었고, 지금의 류현진과 추신수가 있습니다. 재키 로빈슨이 그라운드 위에서 다른 선수들과 달랐던 점은 딱 두 가지 뿐입니다. 바로 피부색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더 강렬하게 불탔던 그의 열정. 베이브 루스는 야구를 바꿨지만, 재키 로빈슨은 미국을 바꿨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1. NC vs LG - 감격적인 첫 승의 현장!

 이재학 : "내가 바로 2군의 황태자!"

 김경문 : "고..고맙다, 재학아!"

 감격적인 1군리그 진입 후 NC다이노스 첫 승리! 그 중심에는 지난 시즌 2군을 지배했던 이재학이 있었다. 2010년 프로 입단 이후 팔꿈치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NC에 지명된 이후 지난 시즌은 15승 2패 ERA 1.55로 남부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며 NC의 황태자로 꼽혔다. 하지만 개막 즈음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ACE 트리오(아담-찰리-에릭) 중심으로 선발진이 운용되며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등판해 팀의 역사적인 첫 승을 이끌었다. 사이드암에 가까운 스리쿼터 투수임에도 140km 초중반까지 나오는 패스트볼을 지니고 있고, 체인지업도 좋아보인다. 최대 위기였던 5회말의 1사 2루 3루의 상황에서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위기관리 능력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재빠른 견제로 '슈퍼소닉' 이대형을 잡아낸 장면은 오늘 경기의 백미!

 반면 지난 등판에서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 경기를 통해 완전히 선발진에 안착하려 했던 신정락은 다시 초반에 제구가 흔들리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하지만 정말 수비 능력만큼은 톡톡히 과시했다. 이닝은 오히려 첫 경기보다 더(4일 넥센전 5.2이닝->6.2이닝) 소화했다. 앞으로 제구에 따른 롤러코스터 투구를 이어나가지 않는 것이 선발진 안착을 위한 과제.

 샴페인을 터뜨려도 좋은 기쁜 날이지만, 타선의 좋은 컨디션에도 속출한 미숙한 주루플레이에 대한 반성은 분명 있어야 한다. 여전히 내야 라인드라이브에 재빠르게 귀루하지 못해 더블플레이를 허용했고, 소위 '칰칼코마니'로 불리는 사인미스로 인한 주루사가 있었다. 항상 넉넉히 이기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법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는 이미 2군 무대를 정복했다. 이제 1군 무대를 평정할 시간이다. (사진출처 : NC다이노스 홈페이지)



2. 두산 vs 기아 - "의지의 허슬두"

 양의지 : "다시 홈런타자로 돌아가겠다는 의지!", "강민호만 공격형 포수가 아니라능!"

 최준석 : "이대로 잊혀질 수 없다는 의지!", "나 군껒 안했다 이것들아!"

수비도 좋지만, 그는 자타공인 강민호 다음가는 공격형 포수다. (사진출처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모두가 잊고 있었다. 화려하게 등장하며 신인왕 자리를 차지했던 2010년, 그는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에 주목성에서 밀렸지만5경기 연속 홈런 포함 시즌 20홈런을 쳤던 홈런타자였다. 지난 2년간 수비형 포수를 자처하면서도 공격에서 향상된 컨택 능력을 보여주었지만(2011~12 타율 2할9푼), 홈런은 많이 멀어졌었다.(2011년 4개, 2012년 5개) 그러나 그는 세 경기 연속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것도 아주 임팩트 넘치는 순간들에 선보이며 강민호 못지 않은 공격형 포수의 복귀를 신고했다. 그리고 선발투수인 니퍼트 또한 잘 이끌며 기아 타선을 잠재워 버렸다. 니퍼트는 150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7이닝 동안 열 개의 삼진을 잡으며(1피안타, 2사사구) 약간은 하락세가 아니냐는 호사가들의 입을 막아버렸다.

 또 한 명의 홈런타자가 돌아왔다. 군면제 판정을 받으며 1루수 경쟁에 다시 뛰어든 최준석이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그런데 진짜 두산은 1루, 3루에 너무 선수들이 많은 것 아닌지... 3루에만 김동주, 윤석민, 이원석이 있고 김동주와 윤석민은 1루수도 가능하다. 1루에는 오재원, 오재일, 최준석 등이 있다. 안 그래도 지명타자밖에 안 되는 홍성흔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어쩌겠다는 건지...

 '홍삼' 홍상삼도 돌아왔다. 이전 경기들처럼 김강률이 9회를 막았고 홍상삼은 8회 1이닝을 막았는데 낮게 제구된 140km 후반대의 패스트볼이 여전하다. 복귀전이라 직구 위주로 승부를 가져가는 것으로 보였는데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듯.

 기아 타선은 2안타 빈공으로 침묵. LCNK포 모두 선발출전했는데 니퍼트에 꽁꽁 묶여버렸다.


 

3. 넥센 vs SK - '역차별' 의혹?

 LPG(이택근-박병호-강정호) : "와 오른손 투수다!!"

 넥센 타선은 역시 낯가림이 심하다. 처음 상대해보는, 그것도 좌완 외국인 투수의 공에는 맥을 못추었지만 우완 토종선발의 공은 잘 공략하는 '역차별'을 보여주었다. LPG는 모두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방망이를 달구는 중.

 제구만 되면 역시 강윤구는 무서운 투수다. 늘 문제였던 사사구를 2개만 내주며 6.2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고 삼진은 9개나 잡았다.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의 조합은 빛을 발했다. 심지어는 제9의 야수라는 책임까지 다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다. 다만 배터리 콤비를 이룬 박동원은 아직 조금 불안불안. 그래도 리그에 그렇게 희귀한 젊고 재능있는 포수다. 잘 키워 쓰는 것만이 상책.

"류현진이 없어서 아쉽다고요? 제가 있잖아요?" (사진출처 : 넥센히어로즈 홈페이지)


 

4. 삼성 vs 한화 - ...

 김응룡 : "삭발은 필요없어...이겨줘..."

 삼성팬들 사이에서도 오늘 져도 좋으니 이젠 눈물 겨워 못 보겠다는 말이 나왔다. 이제는 정말 무엇을 해야할까. 라인업에도 변화를 주어 보았고 선수들이 삭발투혼까지 발휘했다. 통산 1476승의 노 감독은 생애 두번째 10연패(2004년 삼성)를 당해보았다. 역대 개막 최다 연패 타이까지 2패(2003년 롯데 12연패) 남았다. 그러나 아직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2004년 삼성의 최종 순위는 2위였다.

이브랜드까지 무너지며 한화의 선발진은 바티스타만 고군분투, 완전히 붕괴된 상태다. (사진출처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Posted by 마산야수

 어제, 한국프로야구의 '아홉번째 심장' NC 다이노스가 LG를 상대로 4 : 1로 승리하며 역대 신생팀 중 가장 늦게(빙그레 개막 3연패 뒤, 쌍방울 개막전에서 첫 승) 첫 승리를 신고했습니다. 명장 김경문 감독과 훌륭한 코치진 이하, 많은 선수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루어낸 소중한 1승이었습니다.


나 이래봬도 황태자야.

 지난 시즌부터 2군리그에 참가한 NC 다이노스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1군무대에서도 통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가능성이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약간 걸렸습니다만, 이 독주는 투타에서 중심을 잡은 나성범과 이재학 덕분이었습니다. 공격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라는 평가까지 들었던 나성범 선수가 부상으로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지만, NC에게는 15승 2패 ERA 1.55의 성적을 거두며 남부리그 다승, 방어율 1위 자리에 올랐던 이재학 선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활약으로 당연히 ACE 트리오(아담-찰리-에릭)를 받칠 유력한 4선발 후보였던 이재학 선수는 특별한 부상이 없었음에도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개막 이후 첫번째 로테이션을 걸렀습니다. 그러나 NC의 황태자는 시즌 첫 등판에서 팀의 연패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을 완전히 털어버리는 호투를 보여 주었습니다. 6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맞춰잡는 피칭은 효과적이었고 장기인 서클체인지업은 굉장했습니다. 위기였던 5회말 1사 2, 3루에서 실점하지 않으며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고, 날랜 견제로 '슈퍼소닉' 이대형을 아웃시키며 경기를 잘 풀어나간 덕분입니다.

 이재학은 어리지만 이미 시련을 경험해본 선수입니다. 2010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주목을 받으며 두산에 입단했지만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고 1군무대의 수준을 느끼며 성적이 좋지 못했고, 이후 2차 드래프트에서 NC에 지명되어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경기는 2010 시즌이 끝난 이후 이재학 선수의 첫 1군 등판이었습니다. 1군에서 뛰지는 않았지만 2년간 이재학은 많이 성장했고, 당당히 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재학과 나성범은 NC의 미래이다. (사진출처 : NC다이노스 홈페이지)


그러나 여전한 숙제

 팀 타선 또한 1회초부터 선취점을 내며 이재학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삼성과의 두 게임, LG와의 앞선 두 게임에서 경기 후반 추격하는 뒷심을 보여주며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던 공룡군단의 타선은 신정락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김종호가 도루를 기록하며 득점권에 나가고 차화준, 조영훈, 이호준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만들어낸 장면은 NC 타선의 기동력과 집중력을 모두 보여준 좋은 예시였습니다.

 그러나 권희동의 볼넷까지 나오며 계속된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앞서 지적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쉬운 주루 플레이를 보이며 추가득점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LG와의 첫 경기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내야수의 수비방향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 타구에는 우선 베이스쪽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합니다. 베테랑인 이호준이, 이미 2점을 앞서있고 여전히 좋은 찬스인 상황에서 타구의 질을 확인하지 않고 무게중심을 3루쪽으로 옮긴 것은 안타깝습니다. 또한 권희동이 견제사를 당하며 잔루 2개를 남긴 것도 아쉬웠습니다. 9회초 1사 1, 2루에서는 더 허무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2루주자 최재원이 크게 몸을 한 번 3루로 향하다가 다시 귀루하는데 1루주자 마낙길은 완전히 도루 스타트를 끊어버린 것입니다. 노련한 상대포수 현재윤은 성급하게 2루나 1루로 공을 뿌리지 않고 직접 공을 들고 주자들을 몰며 2루주자를 잡아버렸습니다. 리드를 잡은 상황이었고, 경기가 승리로 끝났으니 다행이지만 절대 팽팽한 승부에서는 나와선 안 될 장면이었습니다. 전준호 주루코치가 앞으로 할 일이 많아 보입니다.


공룡군단의 건승을 기원하며

 어쨌거나 기분 좋은 첫 승리입니다. 그동안 NC를 괴롭혀 온 것은 바로 실책이었습니다. 어제 경기 이전까지 7경기에서 13개나 되는 실책이 쏟아져 나오며 좋은 공을 던진 투수들을 울렸고 자멸했지만 실책이 없어지자 실점도 줄었습니다. 결국은 경험과 자신감의 문제입니다. 우선 첫 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회복했으니 한 가지 조건은 충족되었습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한화는 오늘도 삼성에 패하며 시리즈 스윕을 내주는 동시에 개막 10연패를 기록했습니다. 2003년 롯데의 개막 12연패 기록에 2패만 남았고 김응룡 감독 개인적으로는 2004년 삼성에서 이후 두번째로 경험하는 10연패입니다.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머리를 짧게 깎고 삭발투혼을 불살랐지만, 상대팀의 선발출전 타자 전원이 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습니다. 정말 암담합니다.


붕괴된 선발진

 안 그래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류현진, 박찬호, 양훈이 빠져나가며 선발진에 큰 구멍이 뚫렸던 한화입니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것은 지난 시즌 마무리에서 선발 전환 이후 좋은 성적을 보인 바티스타와 타팀 스카우터들 또한 이전부터 주목해왔던 새 외국인투수 이브랜드였습니다. 여기다 지난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혁민과 이제는 각성할 때가 된 '7억팔' 유창식을 더해 선발진을 꾸려나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나니 제몫을 하는 것은 바티스타 뿐입니다. 수요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7이닝을 4실점으로 버텼고, 4일 기아전에서는 6.1이닝 3실점으로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13탈삼진을 기록해 역대 외국인투수 한 경기 최대 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두 경기에서 그에게 돌아온 것은 2패뿐입니다. 원래 허약한 불펜진은 시즌 초반 완전히 제구를 잃었습니다. 그럴수록 선발진이 긴 이닝을 막아주어야 하지만 7회 이후에도 마운드를 지킨 선발투수는 바티스타와 이브랜드 뿐입니다.

한화이글스 외국인 투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사진출처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실책은 적다 그러나 수비가 불안하다

 지난 시즌 초반 한화가 꼴찌 자리로 추락한 데는 투수의 '멘붕(멘탈붕괴)'을 초래하는 연속된 실책과 어이없이 공격의 흐름을 끊는 주루사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아직 10경기에서 5실책으로 시즌 초반 너나할것 없는 실책 퍼레이드의 상황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무서운 것은 볼넷입니다. 10경기에서 51개로 2위입니다. 그나마도 얼마전보다 많이 나아진 수치입니다. 특히 불펜투수들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주자만 내보내기 일수였습니다. 이와중에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지만 아쉬운 플레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경기를 보면 중계 과정이 원활하지 않고 아슬아슬한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래서는 경기 운영에 계산이 서질 않습니다.


아직 희망은 있다

 아무리 '코끼리' 김응룡 감독이 명감독이라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그에게 너무 가혹하고 힘든 시기일 뿐입니다. 통산 1476승의 노장이 10경기를 더 치렀음에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전설로 남지 않고 하필이면 가장 프로야구 감독의 고뇌를 잘 보여주는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부임했는지 안타깝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희망을 잃으면 안 됩니다. 김응룡 감독은 10연패가 처음이 아닙니다. 2004년 삼성 감독 시절에도 이승엽, 마해영 등이 빠져나가며 경험해보았던 10연패입니다. 그러나 그 시즌 삼성의 최종 성적표는 2위였습니다.





두 팀은 다음주 화요일, 대전구장에서 9위 자리를 걸고 단두대 매치를 펼친다. (사진출처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P.S. 오늘은 명확하게 희비가 갈렸지만 일찌감치 전문가들과 팬들이 9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던 NC와 한화입니다. 정말 이 두 팀이 맞대결을 치르기 전까지 승리가 없을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던 걱정은 NC가 첫 승리를 거두면서 다행히도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한화도 LG와의 3연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하여 다음주 화요일, 두 팀이 적어도 승리의 손맛은 본 상태에서 맞대결을 펼치길 바랍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SK vs 넥센

 두 외국인 좌완 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다.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은 좌완 에이스 자리를 다툴 기세. 만수리의 행복한 고민.

 벤 헤켄도 7이닝 1실점 호투. 비록 패했지만 나이트와 김병현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벤 헤켄이 두 경기 연속 호투하면서 넥센의 선발진에 대한 기대 Up! 그러나 공격에서는 강정호의 원맨쇼. 2회 2사 1루 2루 찬스에서 견제사, 7회 2루수 앞 병살타. 왜이래 마성의 강게이~?

강정호가 세든의 견제에 걸려 2루에서 아웃되고 있다. (사진출처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LG vs NC

 아...실책...기록된 양팀의 실책만 총 6개(NC 4개, LG 2개).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더 많다. 그러나 잠실구장의 내야 그라운드가 너무 불안정, NC의 수비는 더 불안정...선발 연착륙 하는가 싶던 우규민은 4점의 득점지원 받고도 4회 제구가 흔들리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 찰리는 내야가 도와주지 않는 와중에도 꾸역꾸역 5이닝 소화(6실점 3자책). 외국인 선수들은 수준급이니 수비가 조금만 도와줘~

 LG는 부진했던 이진영의 행운의 안타까지 있어 2안타 2타점 1득점. 그만 살아나면 타선은 정말 무섭다. 불펜도 '유봉(유원상-정현욱-봉중근)'의 완벽한 컨디션 점검. 이동현이 깔끔하게 경기를 막아내지 못했던 것이 아쉬울 따름.

 

 

두산 vs 기아

 아 맞다...우리 원래 홈런 빵빵 치는 타선이었지...? 네 원래 홈런 치는 팀이었어요 두산은요. 그런데 홈런 친 타자들이 조금 이상하다? 양의지 빼고는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등 의외의 얼굴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활활 타오르는 타선이 좋다. 그러나 이혜천 0점 방어율 관리하는 분식회계로 노경은의 승리 날린 건 아쉬움. 이혜천이 등판만 하면 우타자든 좌타자든 발목 조심.

 기아도 나지완의 홈런포와 신종길의 여전한 크레이지 모드 확인하며 노경은 공략에는 성공했지만, 불펜 무너지며 6연승에는 실패. 진짜 신(神)종길, God종길은 아직도 불방망이. '르루랄라' 앤서니가 주말 롯데전에서 2이닝 세이브까지 성공시키며 마무리 고민은 덜었지만 중간 다리가 여전히 불안. 윤석민만 돌아온다면 윤석민-소사-양현종-서재응으로 선발 로테이션 돌리며 김진우 중간계투로 써야 할지도. 9구단 체제에서 어차피 5선발의 의미는 작아진다. 난타전에서 버텨줄 불펜이 필요하다.

 

 

삼성 vs 한화

 반팔의 '독수리 사냥꾼' 윤성환의 쾌투. 황태자가 돌아왔다!

 한화는...음...

 ...김감독님 건강 챙기시구요...

 한화팬들도 힘내시구요...

반팔 입고도 춥지 않아! 윤성환의 역투 (사진출처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Posted by 마산야수

공룡군단, 첫 승을 꿈꾸다

 어제 잠실구장에서는 NC와 LG의 첫 맞대결이 있었습니다. 앞서 상대한 롯데와 삼성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전력이 떨어지는 상대이기 때문에 NC팬들은 내심 역사적인 1군 첫 승리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1회가 시작됨과 동시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최근 공격력 강화를 위해 좌익수로 출장하기 시작한 조평호 선수가 오지환의 큰 타구를 더듬으며 3루를 허용하더니 이진영의 타구가 유격수와 좌익수 모두 처리하지 못하며 텍사스 안타, 박용택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키는 등 연속해서 출루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준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흐름을 끊는 박용택의 도루자가 나오면서 2실점으로 끝났지만 이것은 처절한 NC의 잠실 데뷔전의 서막이었을 뿐입니다.

1회부터 오지환이 2루타를 기록,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손가락부터 꾸욱 누르시고 읽으셔도 좋습니다^^

 

 

내야 흙 교체, 강풍, 넓은 경기장...

 중계방송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잠실구장은 최근 마운드와 내야의 흙을 교체했습니다. 무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직접 공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흙이 아무리 좋아도 아직 다져지지 않은 것이 TV 화면으로도 충분히 보일 정도였습니다. 스파이크 자국이 여기저기 보이는 내야에서 야수들이 기록한 실책만 양팀 각각 2개였습니다. 물론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더욱 많았습니다. 경험 많은 정성훈이나 이현곤도 타구 처리를 어려워 하는데 NC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짐작이 됩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유니폼이 쉼없이 펄럭일 정도로 바람도 강했습니다. 거기다 경기장은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구장입니다. 잠실구장은 2루타성 타구를 외야수가 한 번만 더듬으면 3루타가 될 수 있기에 외야수들이 더 안정적 플레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NC 선수들은 어쩌면 지금 눈앞의 1승보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경험을 축적해나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한 시기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환경에서 경기가 펼쳐진 만큼 선수들의 아쉬운 플레이에 질타를 보내기보다는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야의 흙은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고, 강한 바람이 부는 날에 큰 구장에서도 외야수들이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석으로 돌아갈 때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아나갈 수도 있지만 거듭된 실패는 완전히 자신감을 꺾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첫 승을 신고하며 당당하게 1군 무대에서 이길 수도 있는 구단임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이미 개막전부터 키스톤 콤비를 이루어 온 젊은 두 내야수, 노진혁과 박민우의 플레이는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이제 2루수 자리에는 차화준이 나서고 있습니다. 어제 실책을 하나 저지르긴 했지만 차화준은 그나마 1군 경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노진혁은 여전히 실책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경기마다 불안한 송구가 나오고 있고 이 송구들이 심심찮게 실책으로 연결됩니다. 물론 노진혁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입니다. 그러나 선수 개인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수비를 안정시킬 수 있는 이현곤을 유격수로 기용하고 3루에는 김동건 등 다른 선수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역시 이런 점에서 모상기 선수의 부재가 많이 아쉽습니다. 또 실책이 2개나 나온 좌익수 자리는 NC의 미래 나성범 선수가 뛸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100%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는 구단은 물론 없지만, 안 그래도 전력이 불안한 신생팀에게 3번, 5번타자이자 수비력도 갖춘 선수들이 없이 시즌 초반을 치르고 있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아쉬운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노진혁 (사진출처 : NC다이노스 홈페이지)

 

 수비 못지 않게 공격에서도 역시 미숙한 플레이가 많이 나오고 있는 NC입니다. 제가 꼽은 어제의 가장 아쉬운 장면은 4회 역전과 재역전을 거치며 2점 차 승부에서 6회초 연속 볼넷과 김태군의 좌전 안타로 한 점 따라가며 무사 1루, 2루의 찬스에서 김종호가 기록한 삼진이었습니다. 물론 적극적인 승부를 하다가 삼진을 기록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은 벤치에서도 희생번트 사인이 나왔고 선수도 번트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왜 타격 준비 자세부터 번트를 준비하고 있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 누가봐도 희생번트가 나올 상황이었고, 상대가 2루주자를 3루에서 잡겠다는 이른바 '100% 작전'으로 대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면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쉬로 전환하며 내야의 빈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기습 번트에 매우 능하다고 알려진 것도 아닌 김종호가, 역전할 수도 있는 승부처에서 번트와 타격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삼진되면서 LG의 승리는 굳어졌습니다.

 또 7회 1사 1루와 2루 찬스에서 나온 권희동의 주루사도 아쉽습니다. 이날 NC의 발야구는 무서웠습니다. '공룡대장' 이호준 선수까지 포함해 5명의 선수가 도루를 성공시켰고 도루자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만큼 허무하게 주루사를 당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내야수의 수비위치 쪽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에는 일단 주자들이 베이스로 돌아가는 동작이 나와야 합니다. 두세 발자국 스킷을 더함으로써 짧은 안타에도 홈에서 득점을 올리는 것보다도 허무하게 공격 찬스를 끝내버리지 않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했을 것입니다.

 

 

아홉번째 심장, 주눅들지 말자!

 NC는 이로써 6연패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지 않습니다. 내야수들의 도움이 부족한 와중에도 외국인 선수들은 이닝 소화능력과 좋은 구위 등을 보여주고 있고, 타선도 어느 정도 점수를 내는 법을 깨달아 가고 있어 보입니다. 4회초 잠시 역전에 성공했을 때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한 번 승리만 거두고 자신감을 얻는다면 패기의 막내는 정말 큰 일을 칠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는 열성적인 팬들이 있습니다. 오늘 다시 한번 힘차게 뛰는 아홉번째 심장을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패기의 막내와 위기의 도전자

 패기의 막내는, 약간은 예상대로 쉽게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 했으나 롯데에게 3연전 스윕을 당했고, 개막 2연전을 패배해 위기설이 있었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에게는 어쩌면 재도약의 발판이 되어버렸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막내구단이 가장 오래된 구단들-프로야구 탄생부터 모기업과 연고지, 팀명이 변하지 않은 유이한 두 팀-을 상대했군요.) 그러나 막내는 아직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서 승리는 신고하지 못했으나 ACE 트리오(아담, 찰리, 에릭)은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한국야구에 적응하고 있고, 홈런을 쳐내기도 했습니다. 비록 '수호신' 오승환의 250세이브 금자탑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지만 끝까지 추격을 멈추지 않는 끊기 또한 칭찬 받을 만했습니다.

 

오승환의 250번째 세이브의 희생양이 되었지만 NC는 무시할 수 없는 뒷심을 보여주었다. (사진출처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한편 11년째 4강 진출 도전자의 자리에 있는 LG는, 한 명의 젊은 타자에게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팀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기대의 눈빛과, 또 경기를 '지배'하는 실책을 범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눈빛. 오지환은 지난 4일 목요일, 목동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박병호의 타구를 처리하던 중 실책을 기록했고 이 실책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결승점이 되는 실책을 범했습니다. 오지환은 지난주 다섯 경기에서만 4개의 실책(2013 시즌 총 5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세라면 지난해의 25개 이상의 실책을 범할지도 모릅니다. 4강에 도전하는 LG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마운드와 수비의 안정화입니다. 타선은 이미 지난해 충분한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는 안정된 수비의 핵심이 될 자리입니다. 1회말 2루타성 타구에 두산의 중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자 곧장 3루까지 진루한 장면이나, 2회말 3루주자로 나가있던 중 1루수 앞 짧은 땅볼에도 과감하고 영리한 슬라이딩으로 홈에서 득점을 만들어낸 장면에서 보듯이 그는 타격과 주루 센스가 뛰어난 선수입니다. 야구계에서는 끊임없이, 그 재능을 더욱 펼칠 수 있는 적절한 포지션을 찾을 것을 충고하고 있습니다.

 5연패의 막내구단을 홈으로 불러 치르는 일전은 절대 마음 편한 경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다른 팀들은 모두 승리를 거두는데 우리 팀만 진다면 그만큼 승수를 까먹는 것과 다를 것 없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상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태도로 달려들 것입니다. 마침 상대팀의 수장은 잠실 라이벌 두산베어스를 이끌며 한국시리즈 진출 등 성과를 냈던 김경문 감독입니다.



좌완 대비 공략법은 끝났다. 원래 잘쳤던 우완 상대로는?

 LG는 전통적으로 왼손타자들이 많았고 야구계의 일반적인 흐름대로 이 좌타라인은 좌완투수들에게 약했습니다. 때문에 前 한화 류현진(現 LA 다저스), SK 김광현, 롯데 장원준(現 경찰청) 등 각 팀을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급 투수들은 모두 LG를 상대롤 쏠쏠한 재미를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들어 LG는 정주현, 문선재 등 네임밸류는 떨어져도 가능성있는 우타자들을 전진배치시키며 적극적을 좌완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개막 2연전에서 SK의 두 좌완 용병을 공략했고, 넥센을 상대해서도 벤 헤켄 공략에는 실패했지만 강윤구를 두드렸습니다. 두산전에서도 비록 막판에 역전당하긴 했지만 올슨을 공략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NC의 선발은 우선 오늘 경기에 우완인 찰리 쉬렉이 예고되어 있고, 그 다음은 아마 우완인 에릭 해커와 좌완인 노성호가 차례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잘 공략해왔던 우완 선발들을 상대로 어떤 공격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셋이 뭉쳐 ACE,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는 홀로 막아내야만 한다

 에이스의 역할은 역시 연승을 이어나가고 연패를 끊으며 팀의 분위기를 맡아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신생구단 NC에는 에이스라고 부를만한 투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선발진은 철저히 세 명의 외국인 투수 중심인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140km대 중반의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묵직한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의 제구가 가능한 유형의 투수들입니다. 따라서 상대 타선을 홀로 완전히 압도할 에이스는 없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NC의 분위기는 어서 첫 승이 필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외국인 선발진들이 역투하는데 타선의 도움이 없어 계속 패전만 거듭하면 언젠가 그 기세가 완전히 꺾여버릴지도 모릅니다. 또한 어서 1군에서도 승리하는 법을 터득하며 자신감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많은 관중들과 야간 경기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실책을 연발하며 자멸하기도 했지만 재능이 있고, 2군 리그를 압도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담은 이미 지난 주말에 출전해 나서지 않지만 남은 에이스 듀오 찰리-에릭이 LG타선을 잘 막아야만 합니다.



타율 꼴등 NC, 공룡의 발톱을 보여줘

 지난 주 주간 타율 꼴찌(2할2푼4리).NC의 타자들은 1군무대의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3번과 5번을 맡는 나성범 선수와 모창민 선수의 빈 자리가 크기도 하지만 몇몇 타자들만 피해가면 NC 타선은 스스로의 힘으로 점수를 내는 것이 어려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세 개의 주간 홈런 또한 있습니다. 좌타자가 많은 타선이 선발 정착에 나서는 사이드암 우규민을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을 끕니다.

'경기를 지배하는 자' 오지환. 팬들은 그가 글러브가 아닌 발과 배트로만 경기를 지배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경쟁적인 실책 남발, 맞대결에서는 없을까.

 두 팀은 시즌 초인 현재, 실책으로 흐름을 끊고 경기를 넘겨주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팀입니다. LG는 유격수 오지환이 두드러지는 구도이고 NC는 내야진 전체가 멘붕 상태에 빠지기 직전이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맞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실책을 줄여야만 합니다. 또한 실책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실책도 줄여야 합니다. 기록된 실책만이 경기의 흐름을 넘겨주지는 않습니다. 결국은 실수를 줄이는 팀에게 기회는 올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이전버튼 1 2 3 4 5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