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에 무심하게 네이버 스포츠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메인에 떡하니 프로야구팀들의 성적을 NC, 한화와의 경기를 빼놓고 계산한 기사기 있는 것입니다. 화가 났습니다. 여전히 자이언츠를 버리지 못하지만 고향의 신생팀 NC를 응원하는 마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한화 팬들을 위해서도 너무 화가 났습니다. 두 팀을 응원하는 수 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예 두 팀 상대 성적을 무시한다뇨? 이것은 모욕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NC가 팀 최초의 연승까지 거두며 SK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두자 오히려 꼴찌에 대한 압박은 한화 쪽으로만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NC는 나성범과 모창민이라는, 당초 3번과 5번을 쳐줄 것으로 예상했던 중심타자들이 빠진 상태이고, 예전만한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젊은 선수들에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될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까지 신고선수 신분으로 가세하면서 전력의 상승요소들까지 있습니다. 반면 한화는 복귀 예정인 박정진을 제외하고는 현 상태가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데서 더욱 암울합니다.

 

 하지만 냉정히 바라봅시다. 분명 두 팀은 가장 전력이 약한 팀들이고, 현재 순위표에서도 8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두 팀이 오늘 한밭구장에서 맞붙습니다. 사실 이 두 팀의 경기가 많은 이목을 모아왔던 것은 두 팀이 한창 연패 중일 때 두 팀간 시리즈 이전까지 정말 두 팀이 승리를 못 거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 우려는 NC가 LG에게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두며 사라졌지만 아직 한화는 이번 시즌의 첫 승을 거두지 못한 채 개막 13연패로 롯데의 2003년 기록을 경신하고 말았습니다.

오늘밤, 대전 한밭구장에서 프로의 품격에 어울리는 멋진 경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의 10%가 지났을 뿐입니다. 아직 시즌을 통째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이릅니다. 그리고 한화가 시즌 첫 승을 거둘 확률이 높은 팀을 굳이 뽑자면 역시 한화 다음으로 순위가 낮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 위주인 NC 다이노스입니다. 이제는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시간입니다. 프로답게 최선을 다해서 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그 노력의 결과로 승리가 따라오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로의 품격입니다. 오늘 한밭구장에서, 어쩌면 우승 후보들 간의 경기보다도 더 주목받고 있는 그 경기답게 멋진 승부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패기의 막내와 위기의 도전자

 패기의 막내는, 약간은 예상대로 쉽게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 했으나 롯데에게 3연전 스윕을 당했고, 개막 2연전을 패배해 위기설이 있었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에게는 어쩌면 재도약의 발판이 되어버렸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막내구단이 가장 오래된 구단들-프로야구 탄생부터 모기업과 연고지, 팀명이 변하지 않은 유이한 두 팀-을 상대했군요.) 그러나 막내는 아직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서 승리는 신고하지 못했으나 ACE 트리오(아담, 찰리, 에릭)은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한국야구에 적응하고 있고, 홈런을 쳐내기도 했습니다. 비록 '수호신' 오승환의 250세이브 금자탑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지만 끝까지 추격을 멈추지 않는 끊기 또한 칭찬 받을 만했습니다.

 

오승환의 250번째 세이브의 희생양이 되었지만 NC는 무시할 수 없는 뒷심을 보여주었다. (사진출처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한편 11년째 4강 진출 도전자의 자리에 있는 LG는, 한 명의 젊은 타자에게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팀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기대의 눈빛과, 또 경기를 '지배'하는 실책을 범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눈빛. 오지환은 지난 4일 목요일, 목동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박병호의 타구를 처리하던 중 실책을 기록했고 이 실책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결승점이 되는 실책을 범했습니다. 오지환은 지난주 다섯 경기에서만 4개의 실책(2013 시즌 총 5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세라면 지난해의 25개 이상의 실책을 범할지도 모릅니다. 4강에 도전하는 LG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마운드와 수비의 안정화입니다. 타선은 이미 지난해 충분한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는 안정된 수비의 핵심이 될 자리입니다. 1회말 2루타성 타구에 두산의 중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자 곧장 3루까지 진루한 장면이나, 2회말 3루주자로 나가있던 중 1루수 앞 짧은 땅볼에도 과감하고 영리한 슬라이딩으로 홈에서 득점을 만들어낸 장면에서 보듯이 그는 타격과 주루 센스가 뛰어난 선수입니다. 야구계에서는 끊임없이, 그 재능을 더욱 펼칠 수 있는 적절한 포지션을 찾을 것을 충고하고 있습니다.

 5연패의 막내구단을 홈으로 불러 치르는 일전은 절대 마음 편한 경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다른 팀들은 모두 승리를 거두는데 우리 팀만 진다면 그만큼 승수를 까먹는 것과 다를 것 없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상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태도로 달려들 것입니다. 마침 상대팀의 수장은 잠실 라이벌 두산베어스를 이끌며 한국시리즈 진출 등 성과를 냈던 김경문 감독입니다.



좌완 대비 공략법은 끝났다. 원래 잘쳤던 우완 상대로는?

 LG는 전통적으로 왼손타자들이 많았고 야구계의 일반적인 흐름대로 이 좌타라인은 좌완투수들에게 약했습니다. 때문에 前 한화 류현진(現 LA 다저스), SK 김광현, 롯데 장원준(現 경찰청) 등 각 팀을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급 투수들은 모두 LG를 상대롤 쏠쏠한 재미를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들어 LG는 정주현, 문선재 등 네임밸류는 떨어져도 가능성있는 우타자들을 전진배치시키며 적극적을 좌완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개막 2연전에서 SK의 두 좌완 용병을 공략했고, 넥센을 상대해서도 벤 헤켄 공략에는 실패했지만 강윤구를 두드렸습니다. 두산전에서도 비록 막판에 역전당하긴 했지만 올슨을 공략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NC의 선발은 우선 오늘 경기에 우완인 찰리 쉬렉이 예고되어 있고, 그 다음은 아마 우완인 에릭 해커와 좌완인 노성호가 차례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잘 공략해왔던 우완 선발들을 상대로 어떤 공격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셋이 뭉쳐 ACE,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는 홀로 막아내야만 한다

 에이스의 역할은 역시 연승을 이어나가고 연패를 끊으며 팀의 분위기를 맡아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신생구단 NC에는 에이스라고 부를만한 투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선발진은 철저히 세 명의 외국인 투수 중심인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140km대 중반의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묵직한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의 제구가 가능한 유형의 투수들입니다. 따라서 상대 타선을 홀로 완전히 압도할 에이스는 없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NC의 분위기는 어서 첫 승이 필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외국인 선발진들이 역투하는데 타선의 도움이 없어 계속 패전만 거듭하면 언젠가 그 기세가 완전히 꺾여버릴지도 모릅니다. 또한 어서 1군에서도 승리하는 법을 터득하며 자신감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많은 관중들과 야간 경기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실책을 연발하며 자멸하기도 했지만 재능이 있고, 2군 리그를 압도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담은 이미 지난 주말에 출전해 나서지 않지만 남은 에이스 듀오 찰리-에릭이 LG타선을 잘 막아야만 합니다.



타율 꼴등 NC, 공룡의 발톱을 보여줘

 지난 주 주간 타율 꼴찌(2할2푼4리).NC의 타자들은 1군무대의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3번과 5번을 맡는 나성범 선수와 모창민 선수의 빈 자리가 크기도 하지만 몇몇 타자들만 피해가면 NC 타선은 스스로의 힘으로 점수를 내는 것이 어려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세 개의 주간 홈런 또한 있습니다. 좌타자가 많은 타선이 선발 정착에 나서는 사이드암 우규민을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을 끕니다.

'경기를 지배하는 자' 오지환. 팬들은 그가 글러브가 아닌 발과 배트로만 경기를 지배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경쟁적인 실책 남발, 맞대결에서는 없을까.

 두 팀은 시즌 초인 현재, 실책으로 흐름을 끊고 경기를 넘겨주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팀입니다. LG는 유격수 오지환이 두드러지는 구도이고 NC는 내야진 전체가 멘붕 상태에 빠지기 직전이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맞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실책을 줄여야만 합니다. 또한 실책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실책도 줄여야 합니다. 기록된 실책만이 경기의 흐름을 넘겨주지는 않습니다. 결국은 실수를 줄이는 팀에게 기회는 올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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