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승점 인플레, 순위표가 이상하다??


 WBC에서 4강과 준우승을 넘어 우승을 꿈꾸었지만 '위대한 3월'은 없었던, 약간은 아쉬움 속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었습니다. 선수들이 실책과 볼넷을 남발하며 프로야구 전반의 수준 하락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예년보다 추운 날씨로 인한 부분이 컸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기온이 오르며 선수들의 기량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팀당 20~21경기를 치른 현재 시점에서 순위표를 살펴보면 매우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스포츠


 바로 이른바 '가을야구'로 불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4강팀들의 승률입니다. 두산과 기아가 6할8푼4리로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과 넥센이 6할5푼의 승률로 공동 3위를 기록하며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시즌 종료 시점이라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5위 LG의 승률이 무려 0.571입니다. 흔히들 5할 승률을 4강 진출 마지노선으로 이야기하는데, 올 시즌은 크게 벗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인지 살펴보려면 예년 시즌 최종 성적표와 비교해보면 됩니다.


출처 : 네이버 스포츠


 바로 지난 시즌인 2012 시즌 최종 순위표입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2위와 8.5게임 차나 벌리며 우승한 삼성의 승률이 6할1푼1리입니다. 4강 마지노선은 5할1푼2리입니다.


출처 : 위키백과에서 자료 발췌해 직접 표로 작성


 5할 미만의 승률로 4강에 진출한 사례도 힘들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2009년의 롯데입니다. 당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인 기아와 SK 두 팀이 6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며 다른 팀들의 평균 승률이 내려갔고, 4강 마지노선도 5할 아래로 내려간 것입니다. 이렇게 최근 몇 시즌과 비교를 해보니 예년 같으면 2~3위권인 5할7푼대 승률의 LG가 5위를 기록 중인 이번 시즌의 순위표가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화와 NC, 승점 자판기가 되나?


 사실 이런 승점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은 각각 0.200, 0.150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와 NC입니다. 한화가 개막 이후 13경기 동안 승률 0.000을 기록하며 롯데의 개막 이후 최다연패 기록(12연패)를 갱신했고, 신생팀 NC보다도 부진했지만 이후 한화와 NC간의 단두대매치에서 한화가 시리즈 스윕을 거두며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의 역전이라고 하기에는 두 팀의 상황이 '도찐개찐'인 상황. 두 팀은 어쩌면 1982년 삼미, 1986년 빙그레, 1999년 쌍방울, 2002년 롯데만이 기록한 2할대 이하 승률로 시즌을 마칠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단일 시즌 최저 승률은 82년 삼미가 기록한 0.188입니다.)

 심지어는 스포츠 기자들이 '승리를 못하면 손해'인 한화와 NC 상대 전적은 제외하고 순위를 거론하는 등 아주 두 팀을 무시하는 기사까지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이른바 '양학(양민학살)'으로 불리는 하위팀 상대시 높은 승률은 종목을 막론하고(야구든 축구든) 호성적을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그러나 프로팀들끼리 이루어지는 리그에서, 특정팀을 제쳐두고 리그를 논하는 것은 해당 팀의 팬들에게 엄청난 결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넷 사이트 캡쳐 후 내용에 해당하는 기사 제목을 적색 사각형으로 표시-

출처 : 좌-네이버 스포츠 야구 메인(4월 16일), 우-다음 스포츠 야구 메인(4월 29일)






반등의 구멍은 없나?


 그렇다면 정말 한화와 NC에게 반등의 찬스는 없는 것일까요? 우선 두 팀의 복귀 예정인 선수를 살펴보면 한화가 강동우(39), 박정진(36) 등이 있고 NC는 나성범(23), 모창민(27) 등이 있습니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마운드가 무너진 한화에서 그나마 불펜의 핵심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마무리 송창식 앞에 베테랑 박정진이 온다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김태균(타율 0.365, 3홈런, 14타점)과 이대수(타율 0.313, 11득점, 9타점)만이 제몫을 하고 있는 타선에 1번 타자를 맡아줄 좌타자이자 2009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팀타선을 이끈(4년간 평균 0.280, 15도루, 63득점, 7홈런, 36타점) 강동우가 돌아오면 강동우가 1번, 김태균이 4번, 이대수가 3번 혹은 하위타선에 배치됨으로써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불안 요소라면 박정진과 강동우 모두 30대 후반의 노장으로 부상에서 회복되어도 전성기와 같은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점입니다.

 NC에는 시즌 전 구상 단계에서 3번과 5번을 맡으며 야수로서도 내외야에서 자리를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나성범과 모창민이 돌아온다면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4번자리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 이호준이 0.225의 저조한 타율에도 4홈런(리그 공동 6위), 20타점(3위)을 기록하며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나성범과 모창민이 더 많은 찬스를 만들어낸다면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팀 타선 전반의 상승곡선을 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발 3인방 ACE 트리오(아담-찰리-에릭)가 부진하고, 불펜에서도 송신영이 제외되며 무게감이 더 부족해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추가 전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복귀보다도 두 팀의 반등에 더 중요한 요소는 패배의식을 떨쳐버리고 당당하게 승리에 도전하는 투지입니다. 한화의 경우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주눅들어 경기당 득점이 2.8점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조금 나아졌지만 개막 직후부터 NC는 야수들의 실책 퍼레이드로 어이없이 승기를 내주는 일이 잦았고, 선수들의 수비가 소극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야구는 점수를 적게 주고 많이 내면 이기는 스포츠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며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는 자기 주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나마 두 팀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주중 시리즈에서 대진이 나쁘지 않습니다. NC는 역사적인 1군 무대 첫 승 당시의 상대인 LG와 3연전을 치릅니다. 한화는 개막 2연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빼앗아 갔지만 이후 부진에 빠져있는 롯데를 상대합니다. 두 팀이 나름대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 주가 되기를 바랍니다.



P.S. 한화와 NC에만 주목하느라 잊을 뻔 했는데, 6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4강팀들끼리 오늘부터 주중 시리즈를 치릅니다. 엄청난 승률에 걸맞는 멋진 경기력을 기대하겠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어제 퇴근길에 무심하게 네이버 스포츠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메인에 떡하니 프로야구팀들의 성적을 NC, 한화와의 경기를 빼놓고 계산한 기사기 있는 것입니다. 화가 났습니다. 여전히 자이언츠를 버리지 못하지만 고향의 신생팀 NC를 응원하는 마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한화 팬들을 위해서도 너무 화가 났습니다. 두 팀을 응원하는 수 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예 두 팀 상대 성적을 무시한다뇨? 이것은 모욕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NC가 팀 최초의 연승까지 거두며 SK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두자 오히려 꼴찌에 대한 압박은 한화 쪽으로만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NC는 나성범과 모창민이라는, 당초 3번과 5번을 쳐줄 것으로 예상했던 중심타자들이 빠진 상태이고, 예전만한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젊은 선수들에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될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까지 신고선수 신분으로 가세하면서 전력의 상승요소들까지 있습니다. 반면 한화는 복귀 예정인 박정진을 제외하고는 현 상태가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데서 더욱 암울합니다.

 

 하지만 냉정히 바라봅시다. 분명 두 팀은 가장 전력이 약한 팀들이고, 현재 순위표에서도 8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두 팀이 오늘 한밭구장에서 맞붙습니다. 사실 이 두 팀의 경기가 많은 이목을 모아왔던 것은 두 팀이 한창 연패 중일 때 두 팀간 시리즈 이전까지 정말 두 팀이 승리를 못 거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 우려는 NC가 LG에게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두며 사라졌지만 아직 한화는 이번 시즌의 첫 승을 거두지 못한 채 개막 13연패로 롯데의 2003년 기록을 경신하고 말았습니다.

오늘밤, 대전 한밭구장에서 프로의 품격에 어울리는 멋진 경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의 10%가 지났을 뿐입니다. 아직 시즌을 통째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이릅니다. 그리고 한화가 시즌 첫 승을 거둘 확률이 높은 팀을 굳이 뽑자면 역시 한화 다음으로 순위가 낮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 위주인 NC 다이노스입니다. 이제는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시간입니다. 프로답게 최선을 다해서 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그 노력의 결과로 승리가 따라오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로의 품격입니다. 오늘 한밭구장에서, 어쩌면 우승 후보들 간의 경기보다도 더 주목받고 있는 그 경기답게 멋진 승부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2013년 한국프로야구는 사상 첫 9구단 체제를 맞았습니다. 자연스레 사람들의 관심은 첫 9위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에 쏠렸습니다. 전문가들도, 보통 야구팬들도 공통적으로 두 팀을 유력한 후보로 뽑았습니다. 바로 한화와 NC입니다. 그리고 한화가 6경기, NC가 4경기를 치른 현재 두 팀은 전패하여 승률 0.000으로 공동 8위, 다시 말해 공동 꼴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화 타이거즈?' 승리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화는 올 시즌 큰 전력 누수를 겪었습니다. 팀의 에이스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투수인'괴물', '소년가장'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로 떠났고, 정신적 지주가 되어줄 것으로 믿었던 박찬호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풀타임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양훈은 군에 입대하여 팀을 떠났습니다. 한 번에 선발 투수 3인이 팀을 떠난 것입니다. 안 그래도 최하위로 손꼽히는 전력에 이런 누수까지 더해졌으니 한화의 첫 9위 등극에 대한 예측은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믿는 구석은 있었습니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코끼리' 김응룡 감독이 오랜 야인 생활을 끝내고 한화의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이후 김성한, 이대진, 이종범 등 해태의 전성시대를 이룩했던 김응룡의 제자들이 코치로 부임하며 승리의 DNA를 팀에 주입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타선에서도 김태완과 정현석이 돌아와서 지난해보다는 개선되었다는 평가였습니다.



패기 넘치는 막내의 돌풍을 기대하다

 NC는 올 시즌부터 1군 무대에 진입한 한국프로야구의 '아홉번째 심장'입니다. 이재학과 나성범이라는 퓨쳐스 리그 최고의 투수와 타자를 배출하며 리그를 지배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고, 2차 드래프트와 FA 계약에서는 팀의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기 위해 김종호, 김태군, 이승호, 송신영, 고창성, 이호준, 이현곤 등이 영입되어 짜임새가 확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새로운 홈팀을 맞는 홈팬들의 열성도 대단했습니다. 시범경기부터 내야석이 가득찬 마산구장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전설의 마산아재들은 이제 롯데 자이언츠를 잊고, 신생구단의 열렬한 팬이 되어 있었습니다. 내심 올 시즌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많았습니다.

왼쪽 : 시범경기부터 마산구장을 찾은 많은 NC 팬들(3월 10일 넥센전)

오른쪽 :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4월 4일 롯데전)



볼넷, 볼넷, 볼넷!

 그러나 시즌 첫 경기부터 한화는 추락했습니다. 바로 무시무시한 사사구 행진 때문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치른 6경기에서 한화가 기록한 사사구는 총 47개로 경기당 7.83개입니다. 처음으로 6실점 미만으로 끝나 그나마 준수했던 어제 경기에서 사사구 4개를 기록했으니 이전 다섯 경기에서는 경기당 8.6개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렇게 볼넷을 내주고는 승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마운드의 붕괴는 불펜진에서 심각했습니다.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었던 안승민은 2경기에 출전해 1패와 40.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3월 30일 개막전에서 송창식이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는 장면(사직구장에서 직접 촬영)



실책, 실책, 실책!

 한화의 추락에는 볼넷이 있었다면 NC의 추락에는 실책이 있습니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기록한 실책만 8개. 보이지 않는 에러들까지 고려하면 그야말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경기를 치룬 NC입니다. 기본적으로 1군 투수들의 강속구나 변화구에 대처가 약한 타선이기에 탄탄한 수비로 실점을 막으며 몇 안 되는 득점 찬스를 살려 승리해야 하는 NC 입장에서는 갑갑할 수밖에 없습니다. 1군 경험이 적은 야수들이 실책을 할 수도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실력의 부족보다도 긴장한 탓에 한 번 실책이 나오면 이후 계속해서 플레이가 경직되고 끊임없이 실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책이 집중된 내야진에서는 평범한 2루수나 유격수 앞 땅볼 처리 이후에 1루수로 안정적으로 송구된 공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주전 1루수로 낙점해둔 모창민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타팀 팬들 사이에서는 은근히 두 팀이 열흘 뒤인 4월 16일 서로 맞대결을 펼치기 이전까지 승리를 전혀 기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의 극초반부일 뿐입니다. 두 팀 또한 여전히 기회는 많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장점을 살린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화의 두 외국인 투수의 공이 그렇게 나빠보이지는 않습니다. 불안한 불펜진 때문에라도 더욱 많은 이닝을 막아야만 하겠지만, 유형이 정반대인 우완 파이어볼러와 좌완 기교파 투수는 그리 쉽게 무너지는 모습은 아닙니다. 불펜진에도 맏형이자 마무리 경험까지 있는 박정진이 회복만 한다면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또 한화의 타선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6연패 중이지만 그 중 4경기에서 선취점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리드를 지키는 힘이 약했다는 반증이 되는 기록이지만, 점수를 낼 능력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몇 시즌 동안 톱타자를 맡아준 강동우가 없는 상황에서 이대수는 맹타를 휘두르며 오선진과 열심히 밥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태균의 타격감 역시 좋습니다. 경기의 흐름을 한 번에 바꿀 수도 있고 대량 득점하며 기세를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수단인 홈런이 아직 안 나온 것이 아쉽지만 중심타선의 파워를 고려할 때 곧 팀의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NC의 세 외국인 투수들 또한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파이어볼러는 없지만 묵직한 구위와 좋은 컨트롤을 두루 갖춘 ACE 트리오(아담-찰리-에릭)는 NC의 중심이 되어줄 것입니다. 실책이 집중된 박민우-노진혁 키스톤 콤비를 차화준-이현곤으로 교체하며 3루는 김동건이 맡는 구성을 예상했는데 정확히 어제 삼성전에서 나타났습니다. 팀은 처음으로 무실책 경기를 펼쳤습니다. 또한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팀의 첫 홈런에 이어 한 경기 3홈런을 터트리며 일발장타를 통한 득점루트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 또한 고무적입니다. 3번과 5번을 맡아줄 나성범과 모창민이 돌아온다면 타선은 더욱 활발한 공격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나성범, 그가 얼른 부상에서 회복해 1군 무대에 데뷔해야 NC가 산다.

(출처 : 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


 시즌은 128경기를 모두 치러야만 종료됩니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는 이제 겨우 6경기, 4경기 씩을 치렀습니다. 아직도 희망은 있습니다. 두 팀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어제와 같은 점수였습니다. 6:5의 짜릿한 역전승, 이틀간 사직의 9회말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기분 좋기만한 승리는 아니었습니다. 문제점도 분명히 드러났고, 하지만 기대를 품게 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손아섭의 초반 페이스가 무시무시하다. 올해는 정말 타격왕을 차지할 수도.

 

 

무난했던 옥춘이의 복귀전

 옥스프링은 무난하게 한국 프로야구 복귀전을 치루었습니다. 그의 구위는 30대 후반 치고는 묵직했고 변화구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두렵습니다. 롯데에게 필요한 용병은 강력한 에이스가 되어줄 투수나, 또는 화끈한 장타력을 뽐낼 슬러거가 아니었을까요.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지만 임팩트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선발투수는 롯데에 이미 많이 있습니다. 옥스프링 영입 직후 팬들의 평가가 좋지 못했던 것은 정말 우승에 도전하려는 팀의 선택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롯데의 누적된 전력누수가 심해 우승에 도전하기는 힘든 선수단이고, 쓸만한 대체 용병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에 옥스프링이 조금 더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며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기를 기원합니다.

 


불안한 불펜 에이스

 흔히 불펜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를 마무리로 고정시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 불펜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팀은 보통 깔끔하게 마지막 한 이닝을 막아주는 마무리 투수와 그에 못지 않은 셋업맨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시즌 SK의 박희수와 삼성의 안지만이 훌륭한 전천후 불펜 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위기 상황에는 언제든 투입될 수 있으므로 빨라도 8회에야 투입되는 붙박이 마무리 투수보다도 더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시즌 막판 롯데의 불펜 또한 이런 구성이었습니다. 비록 기세가 중간에 꺾이기는 했으나 34세이브로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김사율이 마무리 자리를 지키고 경기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는 정대현이 나섰습니다. 정현욱이 FA로 빠져나가고, 권혁의 페이스는 떨어지고, 안지만은 부상으로 시즌을 시작한 삼성의 불펜보다 롯데의 불펜이 강할 것이라고 평가받았던 이유도 바로 정대현의 존재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김시진 감독은 정대현을 마무리 투수로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시즌 34세이브의 마무리 투수가 불펜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어제 경기는 아직 정대현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정대현하면 떠오르는 구종은 역시 가라앉는 싱커와 언더투수 특유의 떠오르는 커브볼인데요, 커브볼의 움직임이 작은 게 눈에 드러날 정도였습니다.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는 등 제구도 안정적이지 못했습니다. WBC 대표팀에서 돌아온 이후에 팔이 저린 등 통증이 있어서 시범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는데, 어제 경기 이후 우려가 깊어집니다.

 

 

새로운 득점 공식, 눈야구와 발야구

 로이스터 감독의 부임 이후 롯데의 팀 컬러는 확실했습니다. 화끈한 타격과 역시 화끈한 불펜이었습니다. 그러나 강타자들의 잇단 이탈과 뜻하지 않은 불펜의 안정화 때문에 소총부대와 이들이 낸 적은 점수를 지켜줄 양떼 야구가 지난 시즌의 컬러였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거기에 눈야구와 발야구까지 보탤 기세입니다. 개막전도 그랬고, 어제 경기도 찬스는 볼넷을 골라내며 만들어졌습니다. 또 이미 찬스가 왔더라도 좋지 않은 공은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이어나갔습니다. 역시 장성호의 선구안이 빛났고, 9회말 끝내기 안타의 찬스도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한화 마운드의 컨트롤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니 쉽게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한때 초구만 오면 때려내던 롯데의 타선의 모습은 차차 지워나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2회 황재균과 박종윤의 더블 스틸 등 발야구도 활발해져가는 모습입니다. 6회말에도 박기혁과 전준우가 도루를 성공시켯습니다. 개막전 9회말에도 전준우가 과감하게 2루를 훔치며 찬스를 만들어냈죠. 장타력이 줄어들었으니 볼넷을 골라내며 도루를 성공시켜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앞으로 거인군단의 변신을 기대합니다.

 

9회초, 비록 이후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강영식의 번트수비는

한 점 덜 주는 야구의 핵심인 안정적 수비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기는 법을 체득할 때

 물론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어쨌든 기분 좋은 개막 2연전입니다. 9회초 강영식의 번트타구 수비 상황에서 보듯이 한 점을 덜 주는 야구를 하겠다는 김시진 감독의 시도도 어느 정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9회말에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아섭의 방망이는 눈부십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상대가 자멸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역전승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감과 기세는 이어나가되, 차근차근 발전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진 출처 : 롯데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Posted by 마산야수

2년 만에 다시 찾은 사직

 네,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저도 토요일은 쉬는 날이고, 친구도 만날 겸 금요일 밤에 부산으로 갔습니다. 서면에서 밤새 술을 진탕 먹고 찜질방에서 11시가 되어서야 일어나서는 PC방 가서 롤 두판 정도 하고 느긋하게 사직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느긋해서였을까요. 2시 10분에야 먹을거리들을 싸들고 구장에 입장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배우 조진웅 씨의 시구를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2011년 7월에 학교 선배와 선배 친구 분과 셋이서 부산 여행을 왔던 길에 LG와의 경기를 보고 거의 2년 만에 온 사직이었지만 언제나처럼 붐볐고,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리고 제 기억이 맞다면 그 경기도 끝내기로 승리한 경기였습니다. 아마도 이인구가 임찬규를 상대로 때린 끝내기 안타였을 겁니다.


송승준, 유이한 국내파 개막전 선발의 의미

 외국인 선발이 대세인 최근 한국 프로야구입니다. 8개 구단 중 6곳이 개막전 선발로 외국인 용병을 내세웠습니다. 물론 용병 선수들은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고,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이 외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국내파 선발이 2명 뿐인 것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렇기에 배영수와 송승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습니다. 특히 배영수가 05년 개막전 완봉승을 재현하며 지난 시즌의 부활을 이번 시즌에도 경쾌하게 이어나가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송승준과 배영수는 모두 일찍 무너져버렸습니다.


 송승준은 투구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3회가 끝날 때 63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의 1.8 : 1 정도로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맞추어 잡는 투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4회초 정현석과 이대수의 타구들이 담장을 넘어가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반면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무시무시한 구위를 앞세워 5회까지 잘 막아냈습니다.


부진을 예상했던 타격, 그러나 너무 심하다

 6회말 3점을 보태며 4:4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4회말 무사만루 찬스에서 박종윤의 2루수 더블플레이로 1점, 6회말 연속된 만루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 사구, 볼넷으로 3점을 뽑는 등 상대 투수진이 자멸했고 롯데의 타격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다만 손아섭이 미친듯한 타격감을 보여주어서 다행입니다. 새로운 4번 타자 강민호의 페이스는 그저그래 보입니다.

새로운 4번 타자 강민호, 그가 터져야 산다.


외부 수혈, 개막전부터 빛을 발하다

 부진한 타선에서도 장성호는 클래스를 입증했습니다. 공이 좋지 않으면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연결해주었고 가장 중요했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동점 좌전적시타를 때려냈습니다. 스나이퍼는 여전했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의 승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장스나'의 롯데 데뷔 타석

 

9회말 장성호의 짜릿한 동점 적시타

 

 또 한 명의 새 얼굴, 김승회는 기대했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송승준이 일찍 무너지자 그가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등판해서는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이닝을 처리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박종윤

 오늘 그는 천당과 지옥 사이를 오갔습니다. 만루찬스만 3번이나 그의 앞에 차려져 있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무사만루가 두 번이었고 나머지 한 번도 1사 만루였습니다. 3번의 찬스에서 그는 더블플레이, 포수 파울플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마지막 희생플라이는 역대 최초의 개막전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지만 앞선 두 번의 타격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는 10년의 백업 생활 끝에야 이대호의 이적으로 주전 자리를 잡은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면 주전 자리가 그에게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팬들 사이에서 박종윤의 이름이 많이 나왔습니다. 주로 육두문자와 함께였죠. 이미 지난 시즌 후반부터 박종윤의 컨택에 대하여 팬들의 우려와 비판이 많습니다. 앞으로 박종윤에 대한 호평이 많이 들려오길 기대합니다.


한화의 불펜진, 김응룡의 복귀승을 날려버리다.

 한화가 불펜이 그리 강한 팀은 물론 아니었지만, 오늘 경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한화 마운드는 두 자리수 사사구로 승리를 헌납했습니다. '불펜 에이스' 송창식이 6회말 밀어내기 볼넷을 거듭 허용한 이후 나머지 이닝에서는 지난 시즌처럼 위력적인 모습을 다시 보여주었지만 윤근영, 임기영 등에 대한 우려는 지울 수가 없습니다. 윤근영은 박정진을 제외하고는 활용가능한 거의 유일한 좌완 불펜이고 임기영 또한 많은 기대를 받는 신인입니다.

 풀타임 마무리를 선언한 '안부장' 안승민 선수도 무너졌습니다. 시작은 전준우의 타구가 3루 베이스에 맞고 튀어올라 선두타자가 출루한 작은 불운이었지만, 결국 도루로 득점권 진출을 허용했고 과감한 손아섭 고의볼넷 작전에도 강민호에게 볼넷 허용, 장성호에게 좌전 적시타, 박종윤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개막전이 중요하다고 해도 길고 긴 시즌의 한 경기일 뿐입니다. 22세의 젊은 마무리 투수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을 기원하는 팬의 입장에서, 절대 한화의 불펜이 완전히 붕괴되어 또 다시 특정 팀이 초반부터 추락해 프로야구 전체 판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사실 은근히 코끼리 감독님의 능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응룡 감독의 선택은 과감했습니다. 강동우-하주석의 부상으로 우려되었던 테이블 세터진을 이대수-이여상으로 짰고, 3번타자로 내세우겠다던 김태균을 4번타자로 내세웠습니다. 투수교체의 템포도 예전만큼 날카롭고 재빨랐습니다. 교체한 투수들의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투수 교체라는 것을 오늘 새삼 느꼈습니다. 그리고 손아섭을 과감히 고의사구로 거른 선택 또한 김 감독다운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노장의 경험이 칭송받는 것은 이를 수행하는 한화 선수들의 역량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군중 속의 고독-사직을 찾아온 한화이글스 원정응원단

(6회말 밀어내기로 동점 허용한 직후)

개막전 매진에 실패한 롯데??

 놀랍게도 롯데의 홈 개막전 경기가 매진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도 매진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갑작스럽게 친구와 결정한 직관이었습니다. 운도 조금 따라서 3루석 1층 맨 앞줄에서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경기장이 많이 빈 것도 아니었고 2만 7천 석 중에서 1000석 정도가 비었다고 들었습니다.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6년 연속 홈 개막전 매진이었던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구단 롯데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부산 지역 경제의 침체, 3년째 같은 개막전 라인업(대 한화전), WBC 이후 작아진 관심, 간판급 선수들의 잇단 이탈 등 많은 요소가 복합된 문제일 것입니다. 팬으로서, 항상 빈 자리가 없는 사직구장을 보고 싶습니다.







사족-나머지 개막전 경기 관전평


삼성 vs 두산

 '영원한 에이스'는 05년과 같은 위력적인 개막전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고, 두산은 사상 최초의 개막전 만루홈런 2개(오재원, 김현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니퍼트가 그리 안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이 불안할 것입니다.


기아 vs 넥센

 나지완 선수의 독무대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크보 얼짱' 김주찬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경기였다고 봅니다. 3타점 2도루, 50억이라는 금액이 너무나도 크지만 그는 자신의 몸값을 해낼 기세입니다. 비록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주전 2년차 서건창의 활약은 서퍼모어 징크스는 없다는 선언과도 같았습니다.


LG 대 SK

 '정성병자' 정성훈이 만루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습니다. 레이예스는 대단한 좌완 파이어볼러입니다. 리즈의 슬라이더가 1회말처럼 제구가 된다면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속구 투수가 변화구 제구까지 되면 당연히 좋은 투수겠죠.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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