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회사는 바빴고, 저는 야근을 밥먹듯이 했고, 할아버지께서 편찮으셨습니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야근하고 그 다음날 주간에 쉬어도 좋다는 과장님의 말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제가 달려간 곳은 바로 야구장이었습니다.

 

 19일 화요일, 마산야구장에서 펼쳐진 NC 대 기아의 시범경기에도 직관을 갔습니다. 결과는 다들 아시듯이 7대5였고, 초반에 실책으로 분위기를 넘겨주고 시작한 에릭 해커 선수가 점수를 많이 내주어 7점 차이까지 벌어졌지만, 경기 막판 역전의 가능성까지도 보여준 다이노스의 모습에 감탄했었습니다. 사진도 여러장 찍었는데 이날 자리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무려 내야 맨 앞줄 테이블석!!! 야구장에서 이런 자리에 앉아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선수들 구종이며 투구폼이 잘 보입니다. 좀 옆에는 양팀의 전력분석요원들, 기록요원들이 앉아있었습니다. 이것이 시범경기의 매력이 아닐까요.

 

 

 

 

 기아의 임준섭 선수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몸쪽, 바깥쪽 승부를 과감하게 펼치며 구위도 괜찮아 보입니다. 시범경기에서 활약하며 양현종을 제치고 좌완 선발 진입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3루쪽이어서 기아 선수들이 대기 타석에 서있는 모습이 매우 잘 보였습니다. 김주찬, 나지완, 차일목 선수입니다. 특히 김주찬 선수는 중견수로 출전해서 멋진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2008~2009년에 김주찬 선수 중견수로만 출전하면 조마조마하던 기억이 나는데, 겨우 수비 조금 안정적으로 정착되니 타팀에 가버렸다는 느낌을...아쉬워서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2009년 타이거즈 V10의 주역, CK포 최희섭, 김상현 선수입니다. 정말 올해는 꼭 함께 부활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아의 마무리 '르루랄라' 앤서니 르루 선수입니다. 투구폼도 간결하고 인정받은 구위를 지니고 있으므로 좋은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직관하고도 바빠서 포스팅하지 못했던 서러움에 너무 쓸데없이 지난 경기 사진을 많이 올렸습니다.

 하지만 화요일에는 경기 시작 후에 입장하고도 정말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어제 경기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언제나처럼 경기 시작할 때 쯤에야 야구장에 도착했습니다. 무료인 시범경기니까요. 그런데 제 눈 앞에 있는 건 수많은 사람들!

 

 이 때 시각이 1시 15분 즈음이었습니다. 다행히 요금 계산이 없이 인원 수와 원하는 좌석 정도만 말하면 바로 입장하니 인원에 비해서는 시간이 적게 걸렸습니다. 한 10분 정도 줄을 서서 뒤늦게 티켓을 구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이미 2회 말이었고 여러 가지로 놀라웠습니다. 롯데 선발은 홍성민이었던 것입니다. 데뷔 첫 해 불펜으로만 뛰었던 선수라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선발 등판에 놀랐고, 또 이미 무사 1루 2루의 위기 상황이라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홍성민 선수가 견제라도 하면 NC 팬들은 1루석에서 '쫌!'을 외치고 3루석에서는 롯데 팬들이 '셧업보이'를 외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이전까지 마산 구장에서 롯데 투수가 견제를 할 때 타팀팬들의 야유를 들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제가 입장하자마자 보았던 2회말의 위기에서 NC는 2점을 선취했고 7회초에야 롯데가 1점을 따라갔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노성호의 투구폼은 정말 류현진과 똑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고창성의 공도 괜찮아보였습니다. 고창성이 등판하자마자 강민호를 상대하며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다시 1루와 3루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NC 팬들은, 여기 마산이지 부산이 아니라며, 이제는 정말로 새로운 홈팀을 맞이한 홈팬들의 자부심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날 제가 얻은 최고의 소득은 실제로 정대현 투수의 투구를 처음으로 본 것이었습니다. 그동안은 한 번도 직관에서 정대현 선수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의 투구폼은 거듭된 무릎 부상으로 많이 단순해졌지만, 포스는 여전했습니다.

 

 

 

 사실 더 큰 소득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날은 이전과는 다르게 엠프와 응원단이 동원되었습니다. 응원단, 네 응원단장 분도 열정적이셨지만 저의 눈에는 당연히! 매우 당연히! 치어리더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치어리더에게는 관심이 없어서인지 김연정이 누구인지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주로 오른쪽에서 두번째에 계시던 그 분이 맞는 것 같긴 한데, 하여튼 경기 중간중간에 '김연정 화이팅!'이라는 외침이 들려 많은 사람들이 폭소하기도 했습니다. 

 

 

 

 

 롯데의 경기력이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실험의 성격이 강한 선발 등판이었지만 홍성민은 버티지 못했고, 찬스에서는 병살타가 나왔으며, 잘 맞은 안타도 몇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1루석에서 혼자 롯데 선수들 응원가를 흥얼거리다가 친구에게 타박만 당했습니다. 사실 이런 상태로는 경남 라이벌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NC는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타격감이 올라와있는 선수들이 많은 타선이기 때문에 몇 번의 찬스를 잘 살려내기만 해도 점수를 얻을 수 있었고, 불펜에서 튼튼하게 막아주었습니다. 아직 생소한 투수들이 많은 불펜진이기 때문에 잘 버티고는 있지만, 상대팀의 면밀한 분석 이후에도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한국에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야구팬에게는 두 계절만이 있습니다. 시즌과 비(非)시즌."

-마산야수


 정말 멋진 말이지 않습니까? 작년 시즌 초에 친구들과 술을 먹으며 야구를 보다가 제가 내뱉은 말인데, 오랫동안 개막을 기다리신 야구팬 모두가 공감하는 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다시 돌아왔습니다. '위대한 3월'은 없었지만, 시즌은 돌아왔습니다.



 어제 SK와 롯데가 연습경기를 가졌고 오늘은 정식 시범경기로 다시 만났습니다. 내일도 만난다고 하죠? 오늘의 경기는 새로운 톱타자 황재균의 활약에 힙입어 2 : 1, 롯데의 승리였습니다.

출처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5선발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홍성흔이 두산과 FA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아쉬웠습니다. 2001년 두산의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2003년 삼성의 '이마양(이승엽-마해영-양준혁)' 등과 더불어 2000년대 최고의 클린업트리오로 기억될 2010년 '홍대갈(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이 2010년 가르시아와의 재계약 포기와, 2011년 이대호의 FA 일본행에 이어 완전히 흔적도 없이 해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주일 후에는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바로 홍성흔의 보상선수가 지난 시즌 모두가 주목하지는 않았음에도 자신의 몫을 다했던 두산의 김승회였기 때문입니다.

 김승회의 2012년은 정말 알찼습니다. 6승 7패로 이목을 끌기에 불충분하지만, 120.1이닝을 소화하면서 ERA 4.04, 피안타율 0.249로 꾸준히 마운드를 지켜주었습니다. 이른바 '양떼야구'로 투수진이 강해졌다는 롯데였지만 선발진은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에 김승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범경기의 첫 선발투수는 그였습니다.

 1회초부터 1사 만루를 맞이하며 위기가 있었지만, 140km 초반의 직구를 예리하게 제구해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하더니, 4.2이닝을 7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투구수는 69개로 충분히 효율적인 투구였습니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사직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백업 포수

 그리고 이렇게 김승회가 충분히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두산에서부터 배터리를 결성한 경험이 있는 용덕한 덕분입니다. 그는 강민호의 백업포수로 지난 시즌 김명성과 트레이드되어 롯데 선수가 되었고, '준플의 사나이'답게 지난 시즌 두산과의 준PO에서 맹활약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그는 그는 출전 경기에서 80% 승률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수비형 포수입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수비 실력, 도루 저지는 '믿고 쓰는 두산표 투수'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어제의 연습경기에서도 3루 도루를 저지한 데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는 2회 박승욱을 견제사시키고 5회 최윤석과 김성현의 도루를 깔끔히 막으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특히 5회초 두번째로 기록한 김성현의 도루저지는 바깥쪽으로 많이 빠진 이명우의 슬라이더를 재빠른 송구 동작 전환에 이어 자연 태그가 가능한 정확한 송구로 만들어낸, 포수 수비의 정석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3할6리의 나쁘지 않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는 4할7리의 무시무시한 도루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두 번의 타석에서도 볼넷과 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감각을 과시했습니다. 물론 3회의 무사 1루 2루 상황에서 기록한 주루사는 아쉬웠지만 보내기 번트의 실패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톱타자

 바로 이 번트 실패는 거인군단의 새 톱타자 황재균이 기록한 것인데요. 이 번트 실패가 아쉽기는 했지만 그는 공수에서 오늘의 MVP로 활약했습니다. 6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빠른 판단으로 조인성의 타구를 더블플레이로 연결시키며 팀을 구하더니, 7회말에는 깔끔한 좌전 안타로 오늘의 결승타점을 올렸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과 다음 시즌은 그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바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WBC에서 백업 3루수 없이 최정만을 선발하며 문제점을 보여주었던 한국대표팀이기 때문에 그는 앞으로의 2시즌의 활약에 따라 충분히 대표팀에 승선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미필인 황재균으로서는 더욱 의지를 불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외

 박기혁은 역시 좋은 유격수입니만, 그의 수비는 너무 화려합니다. 이말은 안정감이 부족해 보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2009년 WBC에서 박기혁과 고영민이 이룬 키스톤 콤비의 엄청난 수비에 열광하면서도 안절부절 못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도 그는 4회초 안치용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2루 베이스 뒤에서 잡아내며 넓은 수비범위를 뽐냈지만, 8회초에는 조동화의 타구에 러닝스로우를 시도하다가 실책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타구의 바운드를 맞추기 어렵자 한 박자 접고 포구를 했고, 주자가 발빠른 조동화였기 때문에 시도한 송구였지만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2안타 1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좌타거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대우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첫 기회였습니다. 그는 4번 타자로 나섰지만 아쉬운 타격을 했고, 특히 변화구에 대한 대처가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그보다도 더 시선이 갔던 것은, 주전 좌익수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지만 삼진만 네 개를 기록하며, 선구안과 변화구 대처 모두 절망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문호입니다. 김주찬을 잃은 롯데는 그의 발전을 꼭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박준서의 우익수 출전은, 딱히 그 성공 여부를 논할 장면이 오늘은 없었지만, 아쉬웠던 실점 장면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홈 송구 장면은 관심있게 봤습니다. 시범경기에서는 언제나 파격적인 포지션 전환을 볼 수 있는데, 삼성과 LG의 경기에서는 최형우의 1루 수비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내야 전 포지션으로 활용이 가능한 그의 강점에 외야수비라는 무기가 안정적으로 장착되기를 바랍니다.



사족

 비록 팀 코리아는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WBC에서 반가운 얼굴이 보였습니다.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 너클볼러' R.A.디키로부터 안타를 쳐낸 '하얀 갈매기' 가르시아 선수는, 아직도 롯데팬들에게서 회자되고 있는 '검은 갈매기' 호세만큼이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용병입니다.


KARIM GARCIA SERIE DEL CARIBE 2011



 '경성대 전지현' 김연정이 NC 다이노스로 옮겨갔습니다. 원래 프로농구 창원 LG에서도 활약하고 있었고, 최근 경남 FC에서도 활동할 것이라고 했지만, 프로야구 리그 안에서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한 NC 다이노스로의 이직이라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롯데-NC 간의 라이벌 구도가 정규시즌에서도 팽팽한 실력 경쟁으로 이어져 좋은 볼거리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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