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승점 인플레, 순위표가 이상하다??


 WBC에서 4강과 준우승을 넘어 우승을 꿈꾸었지만 '위대한 3월'은 없었던, 약간은 아쉬움 속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었습니다. 선수들이 실책과 볼넷을 남발하며 프로야구 전반의 수준 하락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예년보다 추운 날씨로 인한 부분이 컸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기온이 오르며 선수들의 기량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팀당 20~21경기를 치른 현재 시점에서 순위표를 살펴보면 매우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스포츠


 바로 이른바 '가을야구'로 불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4강팀들의 승률입니다. 두산과 기아가 6할8푼4리로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과 넥센이 6할5푼의 승률로 공동 3위를 기록하며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시즌 종료 시점이라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5위 LG의 승률이 무려 0.571입니다. 흔히들 5할 승률을 4강 진출 마지노선으로 이야기하는데, 올 시즌은 크게 벗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인지 살펴보려면 예년 시즌 최종 성적표와 비교해보면 됩니다.


출처 : 네이버 스포츠


 바로 지난 시즌인 2012 시즌 최종 순위표입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2위와 8.5게임 차나 벌리며 우승한 삼성의 승률이 6할1푼1리입니다. 4강 마지노선은 5할1푼2리입니다.


출처 : 위키백과에서 자료 발췌해 직접 표로 작성


 5할 미만의 승률로 4강에 진출한 사례도 힘들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2009년의 롯데입니다. 당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인 기아와 SK 두 팀이 6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며 다른 팀들의 평균 승률이 내려갔고, 4강 마지노선도 5할 아래로 내려간 것입니다. 이렇게 최근 몇 시즌과 비교를 해보니 예년 같으면 2~3위권인 5할7푼대 승률의 LG가 5위를 기록 중인 이번 시즌의 순위표가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화와 NC, 승점 자판기가 되나?


 사실 이런 승점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은 각각 0.200, 0.150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와 NC입니다. 한화가 개막 이후 13경기 동안 승률 0.000을 기록하며 롯데의 개막 이후 최다연패 기록(12연패)를 갱신했고, 신생팀 NC보다도 부진했지만 이후 한화와 NC간의 단두대매치에서 한화가 시리즈 스윕을 거두며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의 역전이라고 하기에는 두 팀의 상황이 '도찐개찐'인 상황. 두 팀은 어쩌면 1982년 삼미, 1986년 빙그레, 1999년 쌍방울, 2002년 롯데만이 기록한 2할대 이하 승률로 시즌을 마칠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단일 시즌 최저 승률은 82년 삼미가 기록한 0.188입니다.)

 심지어는 스포츠 기자들이 '승리를 못하면 손해'인 한화와 NC 상대 전적은 제외하고 순위를 거론하는 등 아주 두 팀을 무시하는 기사까지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이른바 '양학(양민학살)'으로 불리는 하위팀 상대시 높은 승률은 종목을 막론하고(야구든 축구든) 호성적을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그러나 프로팀들끼리 이루어지는 리그에서, 특정팀을 제쳐두고 리그를 논하는 것은 해당 팀의 팬들에게 엄청난 결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넷 사이트 캡쳐 후 내용에 해당하는 기사 제목을 적색 사각형으로 표시-

출처 : 좌-네이버 스포츠 야구 메인(4월 16일), 우-다음 스포츠 야구 메인(4월 29일)






반등의 구멍은 없나?


 그렇다면 정말 한화와 NC에게 반등의 찬스는 없는 것일까요? 우선 두 팀의 복귀 예정인 선수를 살펴보면 한화가 강동우(39), 박정진(36) 등이 있고 NC는 나성범(23), 모창민(27) 등이 있습니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마운드가 무너진 한화에서 그나마 불펜의 핵심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마무리 송창식 앞에 베테랑 박정진이 온다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김태균(타율 0.365, 3홈런, 14타점)과 이대수(타율 0.313, 11득점, 9타점)만이 제몫을 하고 있는 타선에 1번 타자를 맡아줄 좌타자이자 2009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팀타선을 이끈(4년간 평균 0.280, 15도루, 63득점, 7홈런, 36타점) 강동우가 돌아오면 강동우가 1번, 김태균이 4번, 이대수가 3번 혹은 하위타선에 배치됨으로써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불안 요소라면 박정진과 강동우 모두 30대 후반의 노장으로 부상에서 회복되어도 전성기와 같은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점입니다.

 NC에는 시즌 전 구상 단계에서 3번과 5번을 맡으며 야수로서도 내외야에서 자리를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나성범과 모창민이 돌아온다면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4번자리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 이호준이 0.225의 저조한 타율에도 4홈런(리그 공동 6위), 20타점(3위)을 기록하며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나성범과 모창민이 더 많은 찬스를 만들어낸다면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팀 타선 전반의 상승곡선을 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발 3인방 ACE 트리오(아담-찰리-에릭)가 부진하고, 불펜에서도 송신영이 제외되며 무게감이 더 부족해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추가 전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복귀보다도 두 팀의 반등에 더 중요한 요소는 패배의식을 떨쳐버리고 당당하게 승리에 도전하는 투지입니다. 한화의 경우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주눅들어 경기당 득점이 2.8점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조금 나아졌지만 개막 직후부터 NC는 야수들의 실책 퍼레이드로 어이없이 승기를 내주는 일이 잦았고, 선수들의 수비가 소극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야구는 점수를 적게 주고 많이 내면 이기는 스포츠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며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는 자기 주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나마 두 팀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주중 시리즈에서 대진이 나쁘지 않습니다. NC는 역사적인 1군 무대 첫 승 당시의 상대인 LG와 3연전을 치릅니다. 한화는 개막 2연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빼앗아 갔지만 이후 부진에 빠져있는 롯데를 상대합니다. 두 팀이 나름대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 주가 되기를 바랍니다.



P.S. 한화와 NC에만 주목하느라 잊을 뻔 했는데, 6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4강팀들끼리 오늘부터 주중 시리즈를 치릅니다. 엄청난 승률에 걸맞는 멋진 경기력을 기대하겠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어제 퇴근길에 무심하게 네이버 스포츠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메인에 떡하니 프로야구팀들의 성적을 NC, 한화와의 경기를 빼놓고 계산한 기사기 있는 것입니다. 화가 났습니다. 여전히 자이언츠를 버리지 못하지만 고향의 신생팀 NC를 응원하는 마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한화 팬들을 위해서도 너무 화가 났습니다. 두 팀을 응원하는 수 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예 두 팀 상대 성적을 무시한다뇨? 이것은 모욕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NC가 팀 최초의 연승까지 거두며 SK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두자 오히려 꼴찌에 대한 압박은 한화 쪽으로만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NC는 나성범과 모창민이라는, 당초 3번과 5번을 쳐줄 것으로 예상했던 중심타자들이 빠진 상태이고, 예전만한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젊은 선수들에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될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까지 신고선수 신분으로 가세하면서 전력의 상승요소들까지 있습니다. 반면 한화는 복귀 예정인 박정진을 제외하고는 현 상태가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데서 더욱 암울합니다.

 

 하지만 냉정히 바라봅시다. 분명 두 팀은 가장 전력이 약한 팀들이고, 현재 순위표에서도 8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두 팀이 오늘 한밭구장에서 맞붙습니다. 사실 이 두 팀의 경기가 많은 이목을 모아왔던 것은 두 팀이 한창 연패 중일 때 두 팀간 시리즈 이전까지 정말 두 팀이 승리를 못 거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 우려는 NC가 LG에게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두며 사라졌지만 아직 한화는 이번 시즌의 첫 승을 거두지 못한 채 개막 13연패로 롯데의 2003년 기록을 경신하고 말았습니다.

오늘밤, 대전 한밭구장에서 프로의 품격에 어울리는 멋진 경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의 10%가 지났을 뿐입니다. 아직 시즌을 통째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이릅니다. 그리고 한화가 시즌 첫 승을 거둘 확률이 높은 팀을 굳이 뽑자면 역시 한화 다음으로 순위가 낮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 위주인 NC 다이노스입니다. 이제는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시간입니다. 프로답게 최선을 다해서 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그 노력의 결과로 승리가 따라오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로의 품격입니다. 오늘 한밭구장에서, 어쩌면 우승 후보들 간의 경기보다도 더 주목받고 있는 그 경기답게 멋진 승부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공룡군단, 첫 승을 꿈꾸다

 어제 잠실구장에서는 NC와 LG의 첫 맞대결이 있었습니다. 앞서 상대한 롯데와 삼성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전력이 떨어지는 상대이기 때문에 NC팬들은 내심 역사적인 1군 첫 승리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1회가 시작됨과 동시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최근 공격력 강화를 위해 좌익수로 출장하기 시작한 조평호 선수가 오지환의 큰 타구를 더듬으며 3루를 허용하더니 이진영의 타구가 유격수와 좌익수 모두 처리하지 못하며 텍사스 안타, 박용택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키는 등 연속해서 출루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준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흐름을 끊는 박용택의 도루자가 나오면서 2실점으로 끝났지만 이것은 처절한 NC의 잠실 데뷔전의 서막이었을 뿐입니다.

1회부터 오지환이 2루타를 기록,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손가락부터 꾸욱 누르시고 읽으셔도 좋습니다^^

 

 

내야 흙 교체, 강풍, 넓은 경기장...

 중계방송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잠실구장은 최근 마운드와 내야의 흙을 교체했습니다. 무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직접 공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흙이 아무리 좋아도 아직 다져지지 않은 것이 TV 화면으로도 충분히 보일 정도였습니다. 스파이크 자국이 여기저기 보이는 내야에서 야수들이 기록한 실책만 양팀 각각 2개였습니다. 물론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더욱 많았습니다. 경험 많은 정성훈이나 이현곤도 타구 처리를 어려워 하는데 NC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짐작이 됩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유니폼이 쉼없이 펄럭일 정도로 바람도 강했습니다. 거기다 경기장은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구장입니다. 잠실구장은 2루타성 타구를 외야수가 한 번만 더듬으면 3루타가 될 수 있기에 외야수들이 더 안정적 플레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NC 선수들은 어쩌면 지금 눈앞의 1승보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경험을 축적해나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한 시기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환경에서 경기가 펼쳐진 만큼 선수들의 아쉬운 플레이에 질타를 보내기보다는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야의 흙은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고, 강한 바람이 부는 날에 큰 구장에서도 외야수들이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석으로 돌아갈 때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아나갈 수도 있지만 거듭된 실패는 완전히 자신감을 꺾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첫 승을 신고하며 당당하게 1군 무대에서 이길 수도 있는 구단임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이미 개막전부터 키스톤 콤비를 이루어 온 젊은 두 내야수, 노진혁과 박민우의 플레이는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이제 2루수 자리에는 차화준이 나서고 있습니다. 어제 실책을 하나 저지르긴 했지만 차화준은 그나마 1군 경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노진혁은 여전히 실책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경기마다 불안한 송구가 나오고 있고 이 송구들이 심심찮게 실책으로 연결됩니다. 물론 노진혁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입니다. 그러나 선수 개인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수비를 안정시킬 수 있는 이현곤을 유격수로 기용하고 3루에는 김동건 등 다른 선수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역시 이런 점에서 모상기 선수의 부재가 많이 아쉽습니다. 또 실책이 2개나 나온 좌익수 자리는 NC의 미래 나성범 선수가 뛸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100%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는 구단은 물론 없지만, 안 그래도 전력이 불안한 신생팀에게 3번, 5번타자이자 수비력도 갖춘 선수들이 없이 시즌 초반을 치르고 있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아쉬운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노진혁 (사진출처 : NC다이노스 홈페이지)

 

 수비 못지 않게 공격에서도 역시 미숙한 플레이가 많이 나오고 있는 NC입니다. 제가 꼽은 어제의 가장 아쉬운 장면은 4회 역전과 재역전을 거치며 2점 차 승부에서 6회초 연속 볼넷과 김태군의 좌전 안타로 한 점 따라가며 무사 1루, 2루의 찬스에서 김종호가 기록한 삼진이었습니다. 물론 적극적인 승부를 하다가 삼진을 기록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은 벤치에서도 희생번트 사인이 나왔고 선수도 번트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왜 타격 준비 자세부터 번트를 준비하고 있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 누가봐도 희생번트가 나올 상황이었고, 상대가 2루주자를 3루에서 잡겠다는 이른바 '100% 작전'으로 대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면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쉬로 전환하며 내야의 빈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기습 번트에 매우 능하다고 알려진 것도 아닌 김종호가, 역전할 수도 있는 승부처에서 번트와 타격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삼진되면서 LG의 승리는 굳어졌습니다.

 또 7회 1사 1루와 2루 찬스에서 나온 권희동의 주루사도 아쉽습니다. 이날 NC의 발야구는 무서웠습니다. '공룡대장' 이호준 선수까지 포함해 5명의 선수가 도루를 성공시켰고 도루자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만큼 허무하게 주루사를 당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내야수의 수비위치 쪽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에는 일단 주자들이 베이스로 돌아가는 동작이 나와야 합니다. 두세 발자국 스킷을 더함으로써 짧은 안타에도 홈에서 득점을 올리는 것보다도 허무하게 공격 찬스를 끝내버리지 않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했을 것입니다.

 

 

아홉번째 심장, 주눅들지 말자!

 NC는 이로써 6연패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지 않습니다. 내야수들의 도움이 부족한 와중에도 외국인 선수들은 이닝 소화능력과 좋은 구위 등을 보여주고 있고, 타선도 어느 정도 점수를 내는 법을 깨달아 가고 있어 보입니다. 4회초 잠시 역전에 성공했을 때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한 번 승리만 거두고 자신감을 얻는다면 패기의 막내는 정말 큰 일을 칠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는 열성적인 팬들이 있습니다. 오늘 다시 한번 힘차게 뛰는 아홉번째 심장을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패기의 막내와 위기의 도전자

 패기의 막내는, 약간은 예상대로 쉽게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 했으나 롯데에게 3연전 스윕을 당했고, 개막 2연전을 패배해 위기설이 있었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에게는 어쩌면 재도약의 발판이 되어버렸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막내구단이 가장 오래된 구단들-프로야구 탄생부터 모기업과 연고지, 팀명이 변하지 않은 유이한 두 팀-을 상대했군요.) 그러나 막내는 아직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서 승리는 신고하지 못했으나 ACE 트리오(아담, 찰리, 에릭)은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한국야구에 적응하고 있고, 홈런을 쳐내기도 했습니다. 비록 '수호신' 오승환의 250세이브 금자탑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지만 끝까지 추격을 멈추지 않는 끊기 또한 칭찬 받을 만했습니다.

 

오승환의 250번째 세이브의 희생양이 되었지만 NC는 무시할 수 없는 뒷심을 보여주었다. (사진출처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한편 11년째 4강 진출 도전자의 자리에 있는 LG는, 한 명의 젊은 타자에게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팀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기대의 눈빛과, 또 경기를 '지배'하는 실책을 범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눈빛. 오지환은 지난 4일 목요일, 목동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박병호의 타구를 처리하던 중 실책을 기록했고 이 실책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결승점이 되는 실책을 범했습니다. 오지환은 지난주 다섯 경기에서만 4개의 실책(2013 시즌 총 5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세라면 지난해의 25개 이상의 실책을 범할지도 모릅니다. 4강에 도전하는 LG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마운드와 수비의 안정화입니다. 타선은 이미 지난해 충분한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는 안정된 수비의 핵심이 될 자리입니다. 1회말 2루타성 타구에 두산의 중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자 곧장 3루까지 진루한 장면이나, 2회말 3루주자로 나가있던 중 1루수 앞 짧은 땅볼에도 과감하고 영리한 슬라이딩으로 홈에서 득점을 만들어낸 장면에서 보듯이 그는 타격과 주루 센스가 뛰어난 선수입니다. 야구계에서는 끊임없이, 그 재능을 더욱 펼칠 수 있는 적절한 포지션을 찾을 것을 충고하고 있습니다.

 5연패의 막내구단을 홈으로 불러 치르는 일전은 절대 마음 편한 경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다른 팀들은 모두 승리를 거두는데 우리 팀만 진다면 그만큼 승수를 까먹는 것과 다를 것 없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상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태도로 달려들 것입니다. 마침 상대팀의 수장은 잠실 라이벌 두산베어스를 이끌며 한국시리즈 진출 등 성과를 냈던 김경문 감독입니다.



좌완 대비 공략법은 끝났다. 원래 잘쳤던 우완 상대로는?

 LG는 전통적으로 왼손타자들이 많았고 야구계의 일반적인 흐름대로 이 좌타라인은 좌완투수들에게 약했습니다. 때문에 前 한화 류현진(現 LA 다저스), SK 김광현, 롯데 장원준(現 경찰청) 등 각 팀을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급 투수들은 모두 LG를 상대롤 쏠쏠한 재미를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들어 LG는 정주현, 문선재 등 네임밸류는 떨어져도 가능성있는 우타자들을 전진배치시키며 적극적을 좌완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개막 2연전에서 SK의 두 좌완 용병을 공략했고, 넥센을 상대해서도 벤 헤켄 공략에는 실패했지만 강윤구를 두드렸습니다. 두산전에서도 비록 막판에 역전당하긴 했지만 올슨을 공략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NC의 선발은 우선 오늘 경기에 우완인 찰리 쉬렉이 예고되어 있고, 그 다음은 아마 우완인 에릭 해커와 좌완인 노성호가 차례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잘 공략해왔던 우완 선발들을 상대로 어떤 공격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셋이 뭉쳐 ACE,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는 홀로 막아내야만 한다

 에이스의 역할은 역시 연승을 이어나가고 연패를 끊으며 팀의 분위기를 맡아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신생구단 NC에는 에이스라고 부를만한 투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선발진은 철저히 세 명의 외국인 투수 중심인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140km대 중반의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묵직한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의 제구가 가능한 유형의 투수들입니다. 따라서 상대 타선을 홀로 완전히 압도할 에이스는 없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NC의 분위기는 어서 첫 승이 필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외국인 선발진들이 역투하는데 타선의 도움이 없어 계속 패전만 거듭하면 언젠가 그 기세가 완전히 꺾여버릴지도 모릅니다. 또한 어서 1군에서도 승리하는 법을 터득하며 자신감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많은 관중들과 야간 경기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실책을 연발하며 자멸하기도 했지만 재능이 있고, 2군 리그를 압도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담은 이미 지난 주말에 출전해 나서지 않지만 남은 에이스 듀오 찰리-에릭이 LG타선을 잘 막아야만 합니다.



타율 꼴등 NC, 공룡의 발톱을 보여줘

 지난 주 주간 타율 꼴찌(2할2푼4리).NC의 타자들은 1군무대의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3번과 5번을 맡는 나성범 선수와 모창민 선수의 빈 자리가 크기도 하지만 몇몇 타자들만 피해가면 NC 타선은 스스로의 힘으로 점수를 내는 것이 어려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세 개의 주간 홈런 또한 있습니다. 좌타자가 많은 타선이 선발 정착에 나서는 사이드암 우규민을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을 끕니다.

'경기를 지배하는 자' 오지환. 팬들은 그가 글러브가 아닌 발과 배트로만 경기를 지배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경쟁적인 실책 남발, 맞대결에서는 없을까.

 두 팀은 시즌 초인 현재, 실책으로 흐름을 끊고 경기를 넘겨주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팀입니다. LG는 유격수 오지환이 두드러지는 구도이고 NC는 내야진 전체가 멘붕 상태에 빠지기 직전이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맞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실책을 줄여야만 합니다. 또한 실책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실책도 줄여야 합니다. 기록된 실책만이 경기의 흐름을 넘겨주지는 않습니다. 결국은 실수를 줄이는 팀에게 기회는 올 것입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2013년 한국프로야구는 사상 첫 9구단 체제를 맞았습니다. 자연스레 사람들의 관심은 첫 9위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에 쏠렸습니다. 전문가들도, 보통 야구팬들도 공통적으로 두 팀을 유력한 후보로 뽑았습니다. 바로 한화와 NC입니다. 그리고 한화가 6경기, NC가 4경기를 치른 현재 두 팀은 전패하여 승률 0.000으로 공동 8위, 다시 말해 공동 꼴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화 타이거즈?' 승리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화는 올 시즌 큰 전력 누수를 겪었습니다. 팀의 에이스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투수인'괴물', '소년가장'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로 떠났고, 정신적 지주가 되어줄 것으로 믿었던 박찬호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풀타임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양훈은 군에 입대하여 팀을 떠났습니다. 한 번에 선발 투수 3인이 팀을 떠난 것입니다. 안 그래도 최하위로 손꼽히는 전력에 이런 누수까지 더해졌으니 한화의 첫 9위 등극에 대한 예측은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믿는 구석은 있었습니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코끼리' 김응룡 감독이 오랜 야인 생활을 끝내고 한화의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이후 김성한, 이대진, 이종범 등 해태의 전성시대를 이룩했던 김응룡의 제자들이 코치로 부임하며 승리의 DNA를 팀에 주입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타선에서도 김태완과 정현석이 돌아와서 지난해보다는 개선되었다는 평가였습니다.



패기 넘치는 막내의 돌풍을 기대하다

 NC는 올 시즌부터 1군 무대에 진입한 한국프로야구의 '아홉번째 심장'입니다. 이재학과 나성범이라는 퓨쳐스 리그 최고의 투수와 타자를 배출하며 리그를 지배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고, 2차 드래프트와 FA 계약에서는 팀의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기 위해 김종호, 김태군, 이승호, 송신영, 고창성, 이호준, 이현곤 등이 영입되어 짜임새가 확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새로운 홈팀을 맞는 홈팬들의 열성도 대단했습니다. 시범경기부터 내야석이 가득찬 마산구장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전설의 마산아재들은 이제 롯데 자이언츠를 잊고, 신생구단의 열렬한 팬이 되어 있었습니다. 내심 올 시즌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많았습니다.

왼쪽 : 시범경기부터 마산구장을 찾은 많은 NC 팬들(3월 10일 넥센전)

오른쪽 :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4월 4일 롯데전)



볼넷, 볼넷, 볼넷!

 그러나 시즌 첫 경기부터 한화는 추락했습니다. 바로 무시무시한 사사구 행진 때문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치른 6경기에서 한화가 기록한 사사구는 총 47개로 경기당 7.83개입니다. 처음으로 6실점 미만으로 끝나 그나마 준수했던 어제 경기에서 사사구 4개를 기록했으니 이전 다섯 경기에서는 경기당 8.6개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렇게 볼넷을 내주고는 승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마운드의 붕괴는 불펜진에서 심각했습니다.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었던 안승민은 2경기에 출전해 1패와 40.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3월 30일 개막전에서 송창식이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는 장면(사직구장에서 직접 촬영)



실책, 실책, 실책!

 한화의 추락에는 볼넷이 있었다면 NC의 추락에는 실책이 있습니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기록한 실책만 8개. 보이지 않는 에러들까지 고려하면 그야말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경기를 치룬 NC입니다. 기본적으로 1군 투수들의 강속구나 변화구에 대처가 약한 타선이기에 탄탄한 수비로 실점을 막으며 몇 안 되는 득점 찬스를 살려 승리해야 하는 NC 입장에서는 갑갑할 수밖에 없습니다. 1군 경험이 적은 야수들이 실책을 할 수도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실력의 부족보다도 긴장한 탓에 한 번 실책이 나오면 이후 계속해서 플레이가 경직되고 끊임없이 실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책이 집중된 내야진에서는 평범한 2루수나 유격수 앞 땅볼 처리 이후에 1루수로 안정적으로 송구된 공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주전 1루수로 낙점해둔 모창민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타팀 팬들 사이에서는 은근히 두 팀이 열흘 뒤인 4월 16일 서로 맞대결을 펼치기 이전까지 승리를 전혀 기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의 극초반부일 뿐입니다. 두 팀 또한 여전히 기회는 많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장점을 살린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화의 두 외국인 투수의 공이 그렇게 나빠보이지는 않습니다. 불안한 불펜진 때문에라도 더욱 많은 이닝을 막아야만 하겠지만, 유형이 정반대인 우완 파이어볼러와 좌완 기교파 투수는 그리 쉽게 무너지는 모습은 아닙니다. 불펜진에도 맏형이자 마무리 경험까지 있는 박정진이 회복만 한다면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또 한화의 타선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6연패 중이지만 그 중 4경기에서 선취점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리드를 지키는 힘이 약했다는 반증이 되는 기록이지만, 점수를 낼 능력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몇 시즌 동안 톱타자를 맡아준 강동우가 없는 상황에서 이대수는 맹타를 휘두르며 오선진과 열심히 밥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태균의 타격감 역시 좋습니다. 경기의 흐름을 한 번에 바꿀 수도 있고 대량 득점하며 기세를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수단인 홈런이 아직 안 나온 것이 아쉽지만 중심타선의 파워를 고려할 때 곧 팀의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NC의 세 외국인 투수들 또한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파이어볼러는 없지만 묵직한 구위와 좋은 컨트롤을 두루 갖춘 ACE 트리오(아담-찰리-에릭)는 NC의 중심이 되어줄 것입니다. 실책이 집중된 박민우-노진혁 키스톤 콤비를 차화준-이현곤으로 교체하며 3루는 김동건이 맡는 구성을 예상했는데 정확히 어제 삼성전에서 나타났습니다. 팀은 처음으로 무실책 경기를 펼쳤습니다. 또한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팀의 첫 홈런에 이어 한 경기 3홈런을 터트리며 일발장타를 통한 득점루트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 또한 고무적입니다. 3번과 5번을 맡아줄 나성범과 모창민이 돌아온다면 타선은 더욱 활발한 공격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나성범, 그가 얼른 부상에서 회복해 1군 무대에 데뷔해야 NC가 산다.

(출처 : 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


 시즌은 128경기를 모두 치러야만 종료됩니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는 이제 겨우 6경기, 4경기 씩을 치렀습니다. 아직도 희망은 있습니다. 두 팀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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