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같은 점수였습니다. 6:5의 짜릿한 역전승, 이틀간 사직의 9회말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기분 좋기만한 승리는 아니었습니다. 문제점도 분명히 드러났고, 하지만 기대를 품게 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손아섭의 초반 페이스가 무시무시하다. 올해는 정말 타격왕을 차지할 수도.

 

 

무난했던 옥춘이의 복귀전

 옥스프링은 무난하게 한국 프로야구 복귀전을 치루었습니다. 그의 구위는 30대 후반 치고는 묵직했고 변화구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두렵습니다. 롯데에게 필요한 용병은 강력한 에이스가 되어줄 투수나, 또는 화끈한 장타력을 뽐낼 슬러거가 아니었을까요.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지만 임팩트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선발투수는 롯데에 이미 많이 있습니다. 옥스프링 영입 직후 팬들의 평가가 좋지 못했던 것은 정말 우승에 도전하려는 팀의 선택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롯데의 누적된 전력누수가 심해 우승에 도전하기는 힘든 선수단이고, 쓸만한 대체 용병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에 옥스프링이 조금 더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며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기를 기원합니다.

 


불안한 불펜 에이스

 흔히 불펜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를 마무리로 고정시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 불펜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팀은 보통 깔끔하게 마지막 한 이닝을 막아주는 마무리 투수와 그에 못지 않은 셋업맨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시즌 SK의 박희수와 삼성의 안지만이 훌륭한 전천후 불펜 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위기 상황에는 언제든 투입될 수 있으므로 빨라도 8회에야 투입되는 붙박이 마무리 투수보다도 더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시즌 막판 롯데의 불펜 또한 이런 구성이었습니다. 비록 기세가 중간에 꺾이기는 했으나 34세이브로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김사율이 마무리 자리를 지키고 경기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는 정대현이 나섰습니다. 정현욱이 FA로 빠져나가고, 권혁의 페이스는 떨어지고, 안지만은 부상으로 시즌을 시작한 삼성의 불펜보다 롯데의 불펜이 강할 것이라고 평가받았던 이유도 바로 정대현의 존재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김시진 감독은 정대현을 마무리 투수로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시즌 34세이브의 마무리 투수가 불펜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어제 경기는 아직 정대현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정대현하면 떠오르는 구종은 역시 가라앉는 싱커와 언더투수 특유의 떠오르는 커브볼인데요, 커브볼의 움직임이 작은 게 눈에 드러날 정도였습니다.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는 등 제구도 안정적이지 못했습니다. WBC 대표팀에서 돌아온 이후에 팔이 저린 등 통증이 있어서 시범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는데, 어제 경기 이후 우려가 깊어집니다.

 

 

새로운 득점 공식, 눈야구와 발야구

 로이스터 감독의 부임 이후 롯데의 팀 컬러는 확실했습니다. 화끈한 타격과 역시 화끈한 불펜이었습니다. 그러나 강타자들의 잇단 이탈과 뜻하지 않은 불펜의 안정화 때문에 소총부대와 이들이 낸 적은 점수를 지켜줄 양떼 야구가 지난 시즌의 컬러였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거기에 눈야구와 발야구까지 보탤 기세입니다. 개막전도 그랬고, 어제 경기도 찬스는 볼넷을 골라내며 만들어졌습니다. 또 이미 찬스가 왔더라도 좋지 않은 공은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이어나갔습니다. 역시 장성호의 선구안이 빛났고, 9회말 끝내기 안타의 찬스도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한화 마운드의 컨트롤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니 쉽게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한때 초구만 오면 때려내던 롯데의 타선의 모습은 차차 지워나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2회 황재균과 박종윤의 더블 스틸 등 발야구도 활발해져가는 모습입니다. 6회말에도 박기혁과 전준우가 도루를 성공시켯습니다. 개막전 9회말에도 전준우가 과감하게 2루를 훔치며 찬스를 만들어냈죠. 장타력이 줄어들었으니 볼넷을 골라내며 도루를 성공시켜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앞으로 거인군단의 변신을 기대합니다.

 

9회초, 비록 이후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강영식의 번트수비는

한 점 덜 주는 야구의 핵심인 안정적 수비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기는 법을 체득할 때

 물론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어쨌든 기분 좋은 개막 2연전입니다. 9회초 강영식의 번트타구 수비 상황에서 보듯이 한 점을 덜 주는 야구를 하겠다는 김시진 감독의 시도도 어느 정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9회말에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아섭의 방망이는 눈부십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상대가 자멸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역전승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감과 기세는 이어나가되, 차근차근 발전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진 출처 : 롯데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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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01 12:02 신고

    개막2연전에 대한 부담이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생각해야 편할 듯 합니다.
    이겼으니 그냥 봐주는거죠 ㅋ
    안좋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줬는데 nc와의 대결에서는 좀 나아지길 기대합니다.

    • 2013.04.01 12:32 신고

      네. 정말 부담감 때문에 제실력 발휘 못한 거라고 믿고 싶네요
      마산 홈개막전 갈 수 있을까요...
      더 나아진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싶네요...
      그런데 NC도 만만찮을 것 같아요.

  2. 2013.04.01 20:40 신고

    ㅎㅎ개인적으로 야구를 잘 보지는 않지만 롯데!! 정말좋아합니다.
    롯데 관중들의 열기와 열정은 정말 따라 올자가 없는거같아요..ㅎ

    • 2013.04.01 22:51 신고

      네 저도 중학생 때까지 리버풀밖에 모르는 축구팬이었는데, 언젠가부터는 자연스럽게 롯데팬이 되어 있더군요. 축구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다^^

  3. 2013.04.25 09:12

    퍼가요

2년 만에 다시 찾은 사직

 네,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저도 토요일은 쉬는 날이고, 친구도 만날 겸 금요일 밤에 부산으로 갔습니다. 서면에서 밤새 술을 진탕 먹고 찜질방에서 11시가 되어서야 일어나서는 PC방 가서 롤 두판 정도 하고 느긋하게 사직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느긋해서였을까요. 2시 10분에야 먹을거리들을 싸들고 구장에 입장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배우 조진웅 씨의 시구를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2011년 7월에 학교 선배와 선배 친구 분과 셋이서 부산 여행을 왔던 길에 LG와의 경기를 보고 거의 2년 만에 온 사직이었지만 언제나처럼 붐볐고,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리고 제 기억이 맞다면 그 경기도 끝내기로 승리한 경기였습니다. 아마도 이인구가 임찬규를 상대로 때린 끝내기 안타였을 겁니다.


송승준, 유이한 국내파 개막전 선발의 의미

 외국인 선발이 대세인 최근 한국 프로야구입니다. 8개 구단 중 6곳이 개막전 선발로 외국인 용병을 내세웠습니다. 물론 용병 선수들은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고,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이 외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국내파 선발이 2명 뿐인 것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렇기에 배영수와 송승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습니다. 특히 배영수가 05년 개막전 완봉승을 재현하며 지난 시즌의 부활을 이번 시즌에도 경쾌하게 이어나가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송승준과 배영수는 모두 일찍 무너져버렸습니다.


 송승준은 투구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3회가 끝날 때 63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의 1.8 : 1 정도로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맞추어 잡는 투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4회초 정현석과 이대수의 타구들이 담장을 넘어가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반면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무시무시한 구위를 앞세워 5회까지 잘 막아냈습니다.


부진을 예상했던 타격, 그러나 너무 심하다

 6회말 3점을 보태며 4:4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4회말 무사만루 찬스에서 박종윤의 2루수 더블플레이로 1점, 6회말 연속된 만루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 사구, 볼넷으로 3점을 뽑는 등 상대 투수진이 자멸했고 롯데의 타격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다만 손아섭이 미친듯한 타격감을 보여주어서 다행입니다. 새로운 4번 타자 강민호의 페이스는 그저그래 보입니다.

새로운 4번 타자 강민호, 그가 터져야 산다.


외부 수혈, 개막전부터 빛을 발하다

 부진한 타선에서도 장성호는 클래스를 입증했습니다. 공이 좋지 않으면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연결해주었고 가장 중요했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동점 좌전적시타를 때려냈습니다. 스나이퍼는 여전했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의 승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장스나'의 롯데 데뷔 타석

 

9회말 장성호의 짜릿한 동점 적시타

 

 또 한 명의 새 얼굴, 김승회는 기대했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송승준이 일찍 무너지자 그가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등판해서는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이닝을 처리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박종윤

 오늘 그는 천당과 지옥 사이를 오갔습니다. 만루찬스만 3번이나 그의 앞에 차려져 있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무사만루가 두 번이었고 나머지 한 번도 1사 만루였습니다. 3번의 찬스에서 그는 더블플레이, 포수 파울플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마지막 희생플라이는 역대 최초의 개막전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지만 앞선 두 번의 타격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는 10년의 백업 생활 끝에야 이대호의 이적으로 주전 자리를 잡은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면 주전 자리가 그에게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팬들 사이에서 박종윤의 이름이 많이 나왔습니다. 주로 육두문자와 함께였죠. 이미 지난 시즌 후반부터 박종윤의 컨택에 대하여 팬들의 우려와 비판이 많습니다. 앞으로 박종윤에 대한 호평이 많이 들려오길 기대합니다.


한화의 불펜진, 김응룡의 복귀승을 날려버리다.

 한화가 불펜이 그리 강한 팀은 물론 아니었지만, 오늘 경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한화 마운드는 두 자리수 사사구로 승리를 헌납했습니다. '불펜 에이스' 송창식이 6회말 밀어내기 볼넷을 거듭 허용한 이후 나머지 이닝에서는 지난 시즌처럼 위력적인 모습을 다시 보여주었지만 윤근영, 임기영 등에 대한 우려는 지울 수가 없습니다. 윤근영은 박정진을 제외하고는 활용가능한 거의 유일한 좌완 불펜이고 임기영 또한 많은 기대를 받는 신인입니다.

 풀타임 마무리를 선언한 '안부장' 안승민 선수도 무너졌습니다. 시작은 전준우의 타구가 3루 베이스에 맞고 튀어올라 선두타자가 출루한 작은 불운이었지만, 결국 도루로 득점권 진출을 허용했고 과감한 손아섭 고의볼넷 작전에도 강민호에게 볼넷 허용, 장성호에게 좌전 적시타, 박종윤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개막전이 중요하다고 해도 길고 긴 시즌의 한 경기일 뿐입니다. 22세의 젊은 마무리 투수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을 기원하는 팬의 입장에서, 절대 한화의 불펜이 완전히 붕괴되어 또 다시 특정 팀이 초반부터 추락해 프로야구 전체 판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사실 은근히 코끼리 감독님의 능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응룡 감독의 선택은 과감했습니다. 강동우-하주석의 부상으로 우려되었던 테이블 세터진을 이대수-이여상으로 짰고, 3번타자로 내세우겠다던 김태균을 4번타자로 내세웠습니다. 투수교체의 템포도 예전만큼 날카롭고 재빨랐습니다. 교체한 투수들의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투수 교체라는 것을 오늘 새삼 느꼈습니다. 그리고 손아섭을 과감히 고의사구로 거른 선택 또한 김 감독다운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노장의 경험이 칭송받는 것은 이를 수행하는 한화 선수들의 역량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군중 속의 고독-사직을 찾아온 한화이글스 원정응원단

(6회말 밀어내기로 동점 허용한 직후)

개막전 매진에 실패한 롯데??

 놀랍게도 롯데의 홈 개막전 경기가 매진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도 매진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갑작스럽게 친구와 결정한 직관이었습니다. 운도 조금 따라서 3루석 1층 맨 앞줄에서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경기장이 많이 빈 것도 아니었고 2만 7천 석 중에서 1000석 정도가 비었다고 들었습니다.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6년 연속 홈 개막전 매진이었던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구단 롯데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부산 지역 경제의 침체, 3년째 같은 개막전 라인업(대 한화전), WBC 이후 작아진 관심, 간판급 선수들의 잇단 이탈 등 많은 요소가 복합된 문제일 것입니다. 팬으로서, 항상 빈 자리가 없는 사직구장을 보고 싶습니다.







사족-나머지 개막전 경기 관전평


삼성 vs 두산

 '영원한 에이스'는 05년과 같은 위력적인 개막전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고, 두산은 사상 최초의 개막전 만루홈런 2개(오재원, 김현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니퍼트가 그리 안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이 불안할 것입니다.


기아 vs 넥센

 나지완 선수의 독무대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크보 얼짱' 김주찬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경기였다고 봅니다. 3타점 2도루, 50억이라는 금액이 너무나도 크지만 그는 자신의 몸값을 해낼 기세입니다. 비록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주전 2년차 서건창의 활약은 서퍼모어 징크스는 없다는 선언과도 같았습니다.


LG 대 SK

 '정성병자' 정성훈이 만루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습니다. 레이예스는 대단한 좌완 파이어볼러입니다. 리즈의 슬라이더가 1회말처럼 제구가 된다면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속구 투수가 변화구 제구까지 되면 당연히 좋은 투수겠죠.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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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31 05:18

    비밀댓글입니다

    • 2013.03.31 11:49 신고

      원래 늘 예약 발행하는데 이때 시간이 네시반이었나...오늘 출근도 해야돼서 멘탈은 이미 저세상가있었어요ㅠㅠ롤하지말고 얼른 글이나쓸걸그랬어요ㅠㅠ형님 감사합니당 얼른 한국오셔서 이수에서 뵈요ㅠㅠㅠ

선발진에 이어 타선에 대하여 분석해봅시다.

 

2010년 리그를 평정했던 '핵빠따'는 어디로?

 우선 지난 시즌에 또 다시 타선에서는 큰 출혈이 있었는데요. 리그내 최고의 호타준족 우타 외야수인 김주찬과 FA 사상 최고의 모범사례라고 꼽히는 홍성흔이 FA로 각각 기아, 두산으로 향했습니다. 그 결과 2010년까지 리그 최고의 타선(팀타율 2할8푼8리, 팀홈런 185개)을 자랑하던 롯데는 2년만에 가르시아, 이대호, 홍성흔, 김주찬이 차례로 빠지며 테이블세터와 '홍대갈'로 불리던 클린업트리오가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선발 투수진이 그렇게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불펜의 힘이 강해졌고, 선발 후보급의 선수들은 많으니 용병 타자를 영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많을 정도였습니다.

 

Lee Dae Ho "정말 그의 빈 자리는 메울 수 없는 것일까."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렇게 핵심 선수들은 빠져나가는데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롯데가 가을 야구의 단골 손님이 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지난 시즌까지를 보면

 

포수 : 강민호 -> 강민호

1루수 : 박현승(은퇴)/김주찬 -> 이대호(FA 이적) -> 박종윤

2루수 : 조성환 -> 조성환

3루수 : 이대호/정보명 -> 황재균

유격수 : 박기혁(입대) -> 문규현

좌익수 : 정수근(은퇴) -> 김주찬

중견수 : 김주찬/이승화 -> 전준우

우익수 : 가르시아(방출) -> 손아섭

지명타자 : 홍성흔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손아섭, 전준우 정도이고 외부에서 영입한 황재균이 3루를 지키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수비 위치의 이동 정도만 나타났습니다. 정훈, 손용석, 김문호 등 구단에서 육성하려는 야수들의 성장이 매우 더딥니다. 2루수로 충분히 출전할 수 있는 정훈, 손용석이 있음에도 지난 시즌 37살이었던 조성환이 2루를 지켰던 것이 현재의 상황을 보여주는 매우 단적인 예입니다.


'홍-대-갈'에서 '손-전-장'으로

 그 와중에 2012년 팀내에서 중심을 잡아주었던 홍성흔과 공격의 첨병 김주찬이 다시 빠져나갔고 그 보상선수로는 투수들만이 지목되었습니다. '결국 타선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가'하고 걱정을 하던 팬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기사가 지난해 11월 27일에 뜹니다. 바로 2000안타-200홈런-3000루타-1000타점에 빛나는 '스나이퍼' 장성호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입니다.

 물론 장성호가 기아에서 한화로 트레이드 된 후 3년 간 남긴 성적은 2할5푼2리에 21홈런 118타점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그러나 그는 올해 그동안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 어깨 부상을 털고 다시 부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영입 자체로 지난 시즌 주전 1루수 박종윤과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2013년 롯데의 클린업 트리오는 '손(아섭)-전(준우)-장(성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손아섭은 최근 3년 간 3할을 기록했으며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부정할 수 없는 롯데의 주전 우익수입니다. 그가 3번 자리를 지키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한편 전준우와 장성호 쪽은 불안한데요. 전준우는 2010년 혜성처럼 나타나 2할8푼9리, 19홈런에 16도루까지 곁들이며 새로운 주전 중견수의 등장을 알렸고 2011년에는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2할5푼3리, 7홈런으로 부진했습니다. 거기다 WBC 대표팀에도 승선했었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에 대한 걱정도 많습니다. 하지만 20홈런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는 파워가 있고, 톱타자와 3번, 5번 등을 전전하지 않고 붙박이 4번으로 고정된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큽니다. 그리고 장성호의 경우, 앞서 말했듯이 부상에서 회복해 온전히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점, 3할을 밥 먹듯이 쳤던 그의 경험과 기록을 볼 때 충분히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톱타자와 좌익수

 솔직히 이야기하면, 홍성흔을 FA로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김주찬을 잡지 못했을 때의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김주찬은 최근 다섯 시즌에서 평균 3할, 72득점, 38도루를 기록한 최고의 테이블세터였습니다. 그리고 수비위치가 없는 지명타자인(2011시즌 초에 최악의 좌익수 수비를 선보였지만) 홍성흔에 비해 김주찬은 불안했던 수비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며 주전 좌익수를 맡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의 자리를 채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2013년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우선 톱타자 자리는 황재균이 나설 예정입니다. 신인인 조홍석과의 경쟁이 있었지만 황재균은 지난 시즌 2할7푼2리, 26도루를 기록한 검증된 자원입니다. 그가 만약 당시 히어로즈(現 넥센) 소속이던 2009년의 모습(0.284, 18홈런, 30도루)을 다시 보여준다면, 리그 최고의 톱타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좌익수 자리에는 김문호와 김대우가 경쟁하는 듯하지만 수비 수준가 그렇게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는 두 선수이고, 김대우가 야수경력이 더욱 짧은 점을 고려한다면 좌익수로 김문호가 나서고 김대우는 지명타자로 돌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김대우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보이는데 어디까지나 그의 '호타준족'은 2군에서 보여준 실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포수자리는 강민호가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FA를 앞두고 벌써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하는 등,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젊고, 파워풀하고, 경험 많은 포수입니다. 그러나 최악의 결과를 낸 3회 WBC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처럼, 안정성 측면에서 여전히 약점을 보입니다. 단기전에서의 경험은 보충만이 살 길입니다. 그리고 단기전을 경험해보기 위해서는 4강에 진출해야만 할 것입니다.

 2루수는,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조성환 선수의 이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조성환 선수는 여전히 2할 8푼대의 컨택과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이고 저 또한 그의 팬이지만, 내야수 유망주들의 성장을 더디다는 뜻입니다. 올 시즌 그는 한국 나이로 38세입니다. 올 시즌은 다음 주전 2루수를 키워낼 마지막 시기라는 것입니다.

 유격수 자리에는 박기혁 선수가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마지막으로 뛴 2010년 6월 22일 마산구장에서의 경기를 라디오중계로 듣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홈 슬라이딩에서 큰 부상을 입었는데 들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업혀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마산에서 처음 야구를 보고 배운 사람으로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어쨌든 부상에서 회복하고 공익 복무까지 마친 그가 돌아왔습니다. 2008년 0.291, 16도루를 기록하며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고, 2회 WBC에서는 박진만을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준우승에 기여했던 그가 문규현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약간 앞서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이지만 비교적 수비범위가 좁다는 평을 듣는 문규현에 비해서, 그는 화려해 약간은 불안하다는 평가까지 받지만 뛰어난 수비실력에 주자로서도 문규현보다 빠른 발의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10년간의 무명시절을 딛고 주전 1루수로 도약했던 박종윤은 2할5푼7리, 9홈런, 47타점으로 특히 컨택에서 안정적이지 못한 부분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롯데에 계속해서 부족했던 좌타자도 김대우, 장성호 등이 보강된 만큼 그는 더욱 힘든 경쟁을 통해 주전 1루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시험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수비실력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아직도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를 훔치던 장면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정리해보면 아래의 표처럼 다양하게 라인업을 시도할 수 있겠습니다.

 

 3B 황재균

 3B 황재균

 3B 황재균

 LF 김문호

 2B 조성환

 SS 박기혁

 RF 손아섭

 RF 손아섭

 RF 손아섭

 CF 전준우

 CF 전준우

 CF 전준우

 1B 장성호

 DH 장성호

 1B 장성호

 C  강민호

 1B 박종윤

 2B 조성환

 DH 김대우

 C  강민호

 DH 김대우

 2B 조성환

 LF 김대우

 C  강민호

 SS 박기혁

 SS 박기혁

 LF 김문호


 분명 핵타선 롯데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좋은 타선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새로 부임하신 박흥식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꾸준한 성원과 함께 좋은 타선이 만들어지는 2013 시즌의 롯데 자이언츠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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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08 09:06 신고

    말씀대로 하루 아침에 타선이 회복될수는 없겠죠? 지금은 과도기라 보면 될 것 같은데요. 라인업의 변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저도 궁금합니다.

    • 2013.03.08 14:46 신고

      아무리 그래도 팀홈런 수가 반토막도 넘게 나버린 건 충격이네요.
      이러다가 정말 1993년 같은 역대급 소총부대가 되진 않길 바랍니다...

  2. 2013.03.08 15:42 신고

    상동키즈라고 불리던 세대의 영광이 명맥이 끊긴 느낌입니다.
    이는 2008년 시즌 후 정영기 당시 롯데 2군감독을 내친 후에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양상문-박정태가 2군감독을 맡은 후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지 않는 걸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닌 듯 합니다.

    • 2013.03.09 07:59 신고

      맞습니다. 최근에는 정말 뎁스없이는 강팀이 될 수 없고 뎁스는 탄탄한 2군 팜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권두조 2군 감독의 역량이 필요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3. 2013.03.08 17:36

    전발놈 4번에 한시즌에 치던 홈런타점 3년동안올린 퇴물조합 굿 개기대되네

    • 2013.03.09 08:00 신고

      전발놈이라뇨? 올시즌 전트란이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노장이라도 한 때 장스나로 불리던 장성호입니다.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맞이 한다면 지난 시즌의 박종윤 이상으로 활약해 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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