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중 참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마무리된 3회 WBC 한국 대표팀의 명단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가장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린 부분은 내야의 두 포지션에만 세 명의 선수(1루수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유격수 강정호, 손시헌, 김상수)를 선발했고, 나머지 두 포지션에는 한 명의 선수만을(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 선발했던 점이었습니다. 정근우와 최정 선수의 백업에 대한 의문에는 강정호는 3루 수비가 가능하며, 김상수는 2루 수비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핵이며 가장 넓은 범위를 수비하며, 심지어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 '타격은 부족해도 좋으니 수비 하나만이라도 안정적이길 바란다'는 면책권까지 쥐어주곤 합니다. 그래서 보통 가장 수비를 잘한다는 선수들이 유격수인 경우가 많고, 유격수 출신의 선수들이 다른 내야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롯데의 황재균 선수가 유격수 출신이었으나 강정호 선수와의 경쟁 과정에서 3루수로 전환했고, 안치홍 선수도 유격수 출신입니다. 또한 역대 최고의 1루수로 손꼽히는 장종훈 선수도 유격수 출신으로 골든글러브를 두 번(88, 90)이나 수상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야구가 세밀해지고, 그 분업이 확실해지면서 더 이상 유격수가 무작정 다른 내야 포지션을 잘 맡을 수 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예전만 해도 나이가 들면서 수비는 부족해지고, 여전히 방망이는 활용도가 높은 선수들에게 대체로 1루수비를 맡기곤 했지만 점점 그런 경향이 약해지는 것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타고난 수비 재능과 훈련을 통해서 좋은 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피나는 훈련'이 전제된 결과입니다.

 

 

뼈기혁? 나 이래뵈도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데릭 기혁이야

 2008년, 8년 만에 가을 야구를 하게 된 롯데 자이언츠에는 전과는 180도 달라진 유격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타율 0.291, 36타점, 47득점, 16도루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박기혁 선수였습니다. 너무 말라서 살찌우는 훈련을 하기도 했다는 그에게 롯데팬들은 '뼈기혁'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박기혁 선수는 박진만 선수를 대신해 2009년 2회 WBC 대표팀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수비 실력을 마음껏 뽐내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박기혁 선수의 전성시대가 오는 듯 했죠.

 그러나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병역 특례가 걸린 2010 광저우 아시아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고, 공익근무요원으로 2010년 말 입대했습니다. 드디어 2년의 군 복무를 마치고, 2013년 복귀합니다.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동안 5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하며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문리바? 문대호라 불러주오

 그런 주전 유격수 박기혁 선수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롯데의 주전 유격수는 문규현 선수였습니다. 아직도 문규현 하면 처음 떠오르는 별명은 문리바입니다. 바로 2007년 현대와의 경기 중 포수 플라이를 처리하려는 강민호 선수를 보지못하고 3루 수비를 하던 문규현 선수가 흡사 농구경기에서의 리바운드처럼 공을 쳐내버렸던 장면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문규현 선수는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낮은 타율로 많은 질책을 받기도 했으나, 에이스 감별사라고 불릴 정도로 유독 리그 최고급의 투수들에게서 결정적인 안타를 쳐내기도 했고, 특히 2011년 7월에는 4할2푼3리, 10타점, 14득점을 기록하며 '문대호'라고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수비에서는 매우 뛰어나지는 않지만 무난하고 안정적인 수비를 해오면서 2년간 그의 몫을 묵묵히 해내왔습니다.

 

경쟁? 공존?

 2013년 롯데의 유격수 자리는 신-구 주전 유격수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시범경기 이틀 째이던 10일 일요일, 문규현 선수의 2루수 가능성이 대두된 것입니다. 물론 시범경기 중에는 다양한 포지션 실험이 가능합니다. 박준서 선수의 외야수 겸업 실험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롯데 야수진에서 늘 지적되어 온 점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너무 더디다는 것입니다. 만약 문규현 선수가 박기혁 선수보다 많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해서 꾸준히 1군 무대를 밟게 하며 미래를 준비하게 하려는 복안이라면 모를까, 문규현 선수는 박기혁 선수보다 딱 2살 어린 83년생입니다. 차세대 유격수를 바라보고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그간 주전 2루수였던 조성환 선수가 당장 출전이 불가능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물론 많은 나이로 풀타임 활약은 어려울 것이고, 타격에서도 하락세가 보이는 조성환 선수입니다만 여전히 타격에서는 문규현 선수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고, 문규현 선수의 2루 수비는 SK와의 시범경기에서 보았듯이 그리 안정적이지조차 못합니다. 그리고 2루에는 손용석, 정훈 등 꾸준히 롯데가 관리해온 내야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2군에서였지만 좋은 타자들로서 활약한 이들의 타격 잠재력은 문규현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문대호라고 불리던 시절도 있었지만, 문규현 선수가 주전으로 활약한 2년간 기록한 타율은 2할2푼6리입니다.

 

물론 실험은 가능, 그러나 유격수는 다른 내야 포지션 가능하다는 생각 그만!

 물론 시범경기 한 경기였을 뿐입니다. 또한 다양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선수들의 의지를 고취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 유격수는 만능 내야수가 아닙니다. 빠른 대쉬로 번트 등 짧은 타구를 처리하고 더 긴 송구를 필요로 하는 3루수, 유격수보다 수비범위는 좁고 송구 거리도 짧지만 상당히 어려운 수비 및 송구 상황이 많은 2루수, 수비범위가 좁지만 빠른 라인드라이브가 많고 악송구들도 안정적으로 포구해야 하는 1루수는 이제 모두 전문적인 포지션이 되었습니다. 물론 포지션 전환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오직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이를 잊고, 분업화되고 안정적인 수비가 기본인 현대야구에서 유격수는 만능 내야수라는 구시대적 발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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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야구팬에게는 두 계절만이 있습니다. 시즌과 비(非)시즌."

-마산야수


 정말 멋진 말이지 않습니까? 작년 시즌 초에 친구들과 술을 먹으며 야구를 보다가 제가 내뱉은 말인데, 오랫동안 개막을 기다리신 야구팬 모두가 공감하는 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다시 돌아왔습니다. '위대한 3월'은 없었지만, 시즌은 돌아왔습니다.



 어제 SK와 롯데가 연습경기를 가졌고 오늘은 정식 시범경기로 다시 만났습니다. 내일도 만난다고 하죠? 오늘의 경기는 새로운 톱타자 황재균의 활약에 힙입어 2 : 1, 롯데의 승리였습니다.

출처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5선발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홍성흔이 두산과 FA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아쉬웠습니다. 2001년 두산의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2003년 삼성의 '이마양(이승엽-마해영-양준혁)' 등과 더불어 2000년대 최고의 클린업트리오로 기억될 2010년 '홍대갈(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이 2010년 가르시아와의 재계약 포기와, 2011년 이대호의 FA 일본행에 이어 완전히 흔적도 없이 해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주일 후에는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바로 홍성흔의 보상선수가 지난 시즌 모두가 주목하지는 않았음에도 자신의 몫을 다했던 두산의 김승회였기 때문입니다.

 김승회의 2012년은 정말 알찼습니다. 6승 7패로 이목을 끌기에 불충분하지만, 120.1이닝을 소화하면서 ERA 4.04, 피안타율 0.249로 꾸준히 마운드를 지켜주었습니다. 이른바 '양떼야구'로 투수진이 강해졌다는 롯데였지만 선발진은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에 김승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범경기의 첫 선발투수는 그였습니다.

 1회초부터 1사 만루를 맞이하며 위기가 있었지만, 140km 초반의 직구를 예리하게 제구해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하더니, 4.2이닝을 7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투구수는 69개로 충분히 효율적인 투구였습니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사직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백업 포수

 그리고 이렇게 김승회가 충분히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두산에서부터 배터리를 결성한 경험이 있는 용덕한 덕분입니다. 그는 강민호의 백업포수로 지난 시즌 김명성과 트레이드되어 롯데 선수가 되었고, '준플의 사나이'답게 지난 시즌 두산과의 준PO에서 맹활약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그는 그는 출전 경기에서 80% 승률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수비형 포수입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수비 실력, 도루 저지는 '믿고 쓰는 두산표 투수'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어제의 연습경기에서도 3루 도루를 저지한 데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는 2회 박승욱을 견제사시키고 5회 최윤석과 김성현의 도루를 깔끔히 막으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특히 5회초 두번째로 기록한 김성현의 도루저지는 바깥쪽으로 많이 빠진 이명우의 슬라이더를 재빠른 송구 동작 전환에 이어 자연 태그가 가능한 정확한 송구로 만들어낸, 포수 수비의 정석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3할6리의 나쁘지 않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는 4할7리의 무시무시한 도루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두 번의 타석에서도 볼넷과 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감각을 과시했습니다. 물론 3회의 무사 1루 2루 상황에서 기록한 주루사는 아쉬웠지만 보내기 번트의 실패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톱타자

 바로 이 번트 실패는 거인군단의 새 톱타자 황재균이 기록한 것인데요. 이 번트 실패가 아쉽기는 했지만 그는 공수에서 오늘의 MVP로 활약했습니다. 6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빠른 판단으로 조인성의 타구를 더블플레이로 연결시키며 팀을 구하더니, 7회말에는 깔끔한 좌전 안타로 오늘의 결승타점을 올렸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과 다음 시즌은 그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바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WBC에서 백업 3루수 없이 최정만을 선발하며 문제점을 보여주었던 한국대표팀이기 때문에 그는 앞으로의 2시즌의 활약에 따라 충분히 대표팀에 승선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미필인 황재균으로서는 더욱 의지를 불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외

 박기혁은 역시 좋은 유격수입니만, 그의 수비는 너무 화려합니다. 이말은 안정감이 부족해 보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2009년 WBC에서 박기혁과 고영민이 이룬 키스톤 콤비의 엄청난 수비에 열광하면서도 안절부절 못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도 그는 4회초 안치용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2루 베이스 뒤에서 잡아내며 넓은 수비범위를 뽐냈지만, 8회초에는 조동화의 타구에 러닝스로우를 시도하다가 실책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타구의 바운드를 맞추기 어렵자 한 박자 접고 포구를 했고, 주자가 발빠른 조동화였기 때문에 시도한 송구였지만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2안타 1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좌타거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대우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첫 기회였습니다. 그는 4번 타자로 나섰지만 아쉬운 타격을 했고, 특히 변화구에 대한 대처가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그보다도 더 시선이 갔던 것은, 주전 좌익수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지만 삼진만 네 개를 기록하며, 선구안과 변화구 대처 모두 절망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문호입니다. 김주찬을 잃은 롯데는 그의 발전을 꼭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박준서의 우익수 출전은, 딱히 그 성공 여부를 논할 장면이 오늘은 없었지만, 아쉬웠던 실점 장면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홈 송구 장면은 관심있게 봤습니다. 시범경기에서는 언제나 파격적인 포지션 전환을 볼 수 있는데, 삼성과 LG의 경기에서는 최형우의 1루 수비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내야 전 포지션으로 활용이 가능한 그의 강점에 외야수비라는 무기가 안정적으로 장착되기를 바랍니다.



사족

 비록 팀 코리아는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WBC에서 반가운 얼굴이 보였습니다.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 너클볼러' R.A.디키로부터 안타를 쳐낸 '하얀 갈매기' 가르시아 선수는, 아직도 롯데팬들에게서 회자되고 있는 '검은 갈매기' 호세만큼이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용병입니다.


KARIM GARCIA SERIE DEL CARIBE 2011



 '경성대 전지현' 김연정이 NC 다이노스로 옮겨갔습니다. 원래 프로농구 창원 LG에서도 활약하고 있었고, 최근 경남 FC에서도 활동할 것이라고 했지만, 프로야구 리그 안에서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한 NC 다이노스로의 이직이라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롯데-NC 간의 라이벌 구도가 정규시즌에서도 팽팽한 실력 경쟁으로 이어져 좋은 볼거리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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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0 15:17 신고

    시범경기 성적이 시즌 성적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시즌 흐름을 알 수는 있지요. 롯데의 취약 포지션이 시범경기 보완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합니다.~~

    • 2013.03.11 02:57 신고

      네 꼭 그래야 할텐데요...그러나 그 보완과정에서 문규현 2루 겸업처럼 너무 과감한 실험에는, 아직도 두렵습니다ㅠ

선발진에 이어 타선에 대하여 분석해봅시다.

 

2010년 리그를 평정했던 '핵빠따'는 어디로?

 우선 지난 시즌에 또 다시 타선에서는 큰 출혈이 있었는데요. 리그내 최고의 호타준족 우타 외야수인 김주찬과 FA 사상 최고의 모범사례라고 꼽히는 홍성흔이 FA로 각각 기아, 두산으로 향했습니다. 그 결과 2010년까지 리그 최고의 타선(팀타율 2할8푼8리, 팀홈런 185개)을 자랑하던 롯데는 2년만에 가르시아, 이대호, 홍성흔, 김주찬이 차례로 빠지며 테이블세터와 '홍대갈'로 불리던 클린업트리오가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선발 투수진이 그렇게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불펜의 힘이 강해졌고, 선발 후보급의 선수들은 많으니 용병 타자를 영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많을 정도였습니다.

 

Lee Dae Ho "정말 그의 빈 자리는 메울 수 없는 것일까."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렇게 핵심 선수들은 빠져나가는데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롯데가 가을 야구의 단골 손님이 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지난 시즌까지를 보면

 

포수 : 강민호 -> 강민호

1루수 : 박현승(은퇴)/김주찬 -> 이대호(FA 이적) -> 박종윤

2루수 : 조성환 -> 조성환

3루수 : 이대호/정보명 -> 황재균

유격수 : 박기혁(입대) -> 문규현

좌익수 : 정수근(은퇴) -> 김주찬

중견수 : 김주찬/이승화 -> 전준우

우익수 : 가르시아(방출) -> 손아섭

지명타자 : 홍성흔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손아섭, 전준우 정도이고 외부에서 영입한 황재균이 3루를 지키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수비 위치의 이동 정도만 나타났습니다. 정훈, 손용석, 김문호 등 구단에서 육성하려는 야수들의 성장이 매우 더딥니다. 2루수로 충분히 출전할 수 있는 정훈, 손용석이 있음에도 지난 시즌 37살이었던 조성환이 2루를 지켰던 것이 현재의 상황을 보여주는 매우 단적인 예입니다.


'홍-대-갈'에서 '손-전-장'으로

 그 와중에 2012년 팀내에서 중심을 잡아주었던 홍성흔과 공격의 첨병 김주찬이 다시 빠져나갔고 그 보상선수로는 투수들만이 지목되었습니다. '결국 타선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가'하고 걱정을 하던 팬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기사가 지난해 11월 27일에 뜹니다. 바로 2000안타-200홈런-3000루타-1000타점에 빛나는 '스나이퍼' 장성호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입니다.

 물론 장성호가 기아에서 한화로 트레이드 된 후 3년 간 남긴 성적은 2할5푼2리에 21홈런 118타점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그러나 그는 올해 그동안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 어깨 부상을 털고 다시 부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영입 자체로 지난 시즌 주전 1루수 박종윤과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2013년 롯데의 클린업 트리오는 '손(아섭)-전(준우)-장(성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손아섭은 최근 3년 간 3할을 기록했으며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부정할 수 없는 롯데의 주전 우익수입니다. 그가 3번 자리를 지키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한편 전준우와 장성호 쪽은 불안한데요. 전준우는 2010년 혜성처럼 나타나 2할8푼9리, 19홈런에 16도루까지 곁들이며 새로운 주전 중견수의 등장을 알렸고 2011년에는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2할5푼3리, 7홈런으로 부진했습니다. 거기다 WBC 대표팀에도 승선했었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에 대한 걱정도 많습니다. 하지만 20홈런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는 파워가 있고, 톱타자와 3번, 5번 등을 전전하지 않고 붙박이 4번으로 고정된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큽니다. 그리고 장성호의 경우, 앞서 말했듯이 부상에서 회복해 온전히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점, 3할을 밥 먹듯이 쳤던 그의 경험과 기록을 볼 때 충분히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톱타자와 좌익수

 솔직히 이야기하면, 홍성흔을 FA로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김주찬을 잡지 못했을 때의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김주찬은 최근 다섯 시즌에서 평균 3할, 72득점, 38도루를 기록한 최고의 테이블세터였습니다. 그리고 수비위치가 없는 지명타자인(2011시즌 초에 최악의 좌익수 수비를 선보였지만) 홍성흔에 비해 김주찬은 불안했던 수비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며 주전 좌익수를 맡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의 자리를 채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2013년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우선 톱타자 자리는 황재균이 나설 예정입니다. 신인인 조홍석과의 경쟁이 있었지만 황재균은 지난 시즌 2할7푼2리, 26도루를 기록한 검증된 자원입니다. 그가 만약 당시 히어로즈(現 넥센) 소속이던 2009년의 모습(0.284, 18홈런, 30도루)을 다시 보여준다면, 리그 최고의 톱타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좌익수 자리에는 김문호와 김대우가 경쟁하는 듯하지만 수비 수준가 그렇게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는 두 선수이고, 김대우가 야수경력이 더욱 짧은 점을 고려한다면 좌익수로 김문호가 나서고 김대우는 지명타자로 돌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김대우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보이는데 어디까지나 그의 '호타준족'은 2군에서 보여준 실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포수자리는 강민호가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FA를 앞두고 벌써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하는 등,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젊고, 파워풀하고, 경험 많은 포수입니다. 그러나 최악의 결과를 낸 3회 WBC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처럼, 안정성 측면에서 여전히 약점을 보입니다. 단기전에서의 경험은 보충만이 살 길입니다. 그리고 단기전을 경험해보기 위해서는 4강에 진출해야만 할 것입니다.

 2루수는,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조성환 선수의 이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조성환 선수는 여전히 2할 8푼대의 컨택과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이고 저 또한 그의 팬이지만, 내야수 유망주들의 성장을 더디다는 뜻입니다. 올 시즌 그는 한국 나이로 38세입니다. 올 시즌은 다음 주전 2루수를 키워낼 마지막 시기라는 것입니다.

 유격수 자리에는 박기혁 선수가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마지막으로 뛴 2010년 6월 22일 마산구장에서의 경기를 라디오중계로 듣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홈 슬라이딩에서 큰 부상을 입었는데 들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업혀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마산에서 처음 야구를 보고 배운 사람으로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어쨌든 부상에서 회복하고 공익 복무까지 마친 그가 돌아왔습니다. 2008년 0.291, 16도루를 기록하며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고, 2회 WBC에서는 박진만을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준우승에 기여했던 그가 문규현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약간 앞서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이지만 비교적 수비범위가 좁다는 평을 듣는 문규현에 비해서, 그는 화려해 약간은 불안하다는 평가까지 받지만 뛰어난 수비실력에 주자로서도 문규현보다 빠른 발의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10년간의 무명시절을 딛고 주전 1루수로 도약했던 박종윤은 2할5푼7리, 9홈런, 47타점으로 특히 컨택에서 안정적이지 못한 부분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롯데에 계속해서 부족했던 좌타자도 김대우, 장성호 등이 보강된 만큼 그는 더욱 힘든 경쟁을 통해 주전 1루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시험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수비실력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아직도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를 훔치던 장면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정리해보면 아래의 표처럼 다양하게 라인업을 시도할 수 있겠습니다.

 

 3B 황재균

 3B 황재균

 3B 황재균

 LF 김문호

 2B 조성환

 SS 박기혁

 RF 손아섭

 RF 손아섭

 RF 손아섭

 CF 전준우

 CF 전준우

 CF 전준우

 1B 장성호

 DH 장성호

 1B 장성호

 C  강민호

 1B 박종윤

 2B 조성환

 DH 김대우

 C  강민호

 DH 김대우

 2B 조성환

 LF 김대우

 C  강민호

 SS 박기혁

 SS 박기혁

 LF 김문호


 분명 핵타선 롯데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좋은 타선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새로 부임하신 박흥식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꾸준한 성원과 함께 좋은 타선이 만들어지는 2013 시즌의 롯데 자이언츠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마산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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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08 09:06 신고

    말씀대로 하루 아침에 타선이 회복될수는 없겠죠? 지금은 과도기라 보면 될 것 같은데요. 라인업의 변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저도 궁금합니다.

    • 2013.03.08 14:46 신고

      아무리 그래도 팀홈런 수가 반토막도 넘게 나버린 건 충격이네요.
      이러다가 정말 1993년 같은 역대급 소총부대가 되진 않길 바랍니다...

  2. 2013.03.08 15:42 신고

    상동키즈라고 불리던 세대의 영광이 명맥이 끊긴 느낌입니다.
    이는 2008년 시즌 후 정영기 당시 롯데 2군감독을 내친 후에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양상문-박정태가 2군감독을 맡은 후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지 않는 걸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닌 듯 합니다.

    • 2013.03.09 07:59 신고

      맞습니다. 최근에는 정말 뎁스없이는 강팀이 될 수 없고 뎁스는 탄탄한 2군 팜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권두조 2군 감독의 역량이 필요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3. 2013.03.08 17:36

    전발놈 4번에 한시즌에 치던 홈런타점 3년동안올린 퇴물조합 굿 개기대되네

    • 2013.03.09 08:00 신고

      전발놈이라뇨? 올시즌 전트란이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노장이라도 한 때 장스나로 불리던 장성호입니다.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맞이 한다면 지난 시즌의 박종윤 이상으로 활약해 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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